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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카슈미르 테러에 전쟁때도 지켰던 인더스강 조약 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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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4. 24. 14:13

INDIA-KASHMIR-PAKISTAN-UNREST <YONHAP NO-5053> (AFP)
인도 국경경비대(BSF) 병사들이 24일(현지시간),인도-파키스탄 와가 국경 검문소 입구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인도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관광객 26명을 사망케 한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인더스강 조약 중단과 국경 폐쇄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견원지간'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또 다시 악화일로에 접어들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부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소집한 특별 내각 회의에서 파키스탄과 국경을 넘나드는 연관성이 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스리 차관은 "파키스탄이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확실하게, 돌이킬 수 없게 철회할 때까지 '인도스강 조약'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인더스강 조약의 중단과 함께 육상 국경 검문소를 모두 폐쇄하고 파키스탄인들이 인도 입국 시 사용하는 남아시아 특별 비자를 모두 취소해 48시간 이내 인도에서 출국하도록 명령했다.

인도 당국은 자국 주재 파키스탄 공관의 국방 담당자들도 모두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 기피인물)'로 지정해 일주일 이내 출국하도록 했고, 동시에 파키스탄에 주재하고 있는 인도 외교관도 소환했다. 이 조치로 파키스탄 주재 인도 외교관과 인도 주재 파키스탄 외교관의 수는 각각 55명에서 30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인도가 외교적 보복 조치에 나선 셈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인도가 중단 카드를 들고 나온 '인더스강 조약'이다. 1960년 세계은행(WB) 중재로 체결된 인더스강 조약은 양국을 지나는 인더스 강과 그 지류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더스강 수계의 80%를 공급받고 있어 그 의존도가 매우 높다. 파키스탄에게 인더스강 수계는 인구 수천만 명의 생계를 유지하는 농업의 핵심 기반이다. 전국 농업 용수의 23%가 이 곳에서 나오고 농촌 생계의 약 68%가 직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만약 인도 측에서 상류 수자원 흐름에 영향을 주거나 조약 이행을 중단할 경우 농업·식량·경제 전방네 걸친 대규모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

인더스강 조약은 1965년과 1971년 벌어진 두 차례의 인도-파키스탄 전쟁과 1999년의 대규모 국경 분쟁에도 불구하고 유지됐다. 견원지간, 철천지 원수로 묘사되는 인도와 파키스탄이지만 그 오랜 적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던 인더스강 조약이 처음으로 중단된 것이다. 다만 현재 인도가 파키스탄으로의 물 흐름을 막거나 자국이 독점할 수 있도록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아직까지 인더스강 조약 중단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카와자 모하마드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24일 인도가 "오랫동안 회피하려 노력해 온 조약(인더스강 조약)을 파기하기 위한 구실로 불행한 테러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24일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주재하는 고위급 회의 이후 인도 정부의 결정에 응답할 것"이라 밝혔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카슈미르 테러 직후 관광객 사망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인도는 카슈미르에서 벌어지고 무장 활동을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며 무슬림 카슈미르인들의 "자생적 자유 투쟁의 일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도령 카슈미르에선 지난 22일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테러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와 연관된 현지 반군조직 '저항전선'(TRF)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고, 파키스탄 정부는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카슈미르를 분할해 통치하고 있지만 모두 카슈미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에선 1989년부터 파키스탄 편입이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반군 단체가 무장 투쟁에 나서며 유혈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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