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위상 급변, 세계 4위 결제 화폐
3위의 무역, 투자 화폐로도 우뚝
미중 관세전쟁에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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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24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세기 말 위안화의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웠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1 달러에 8.2 위안 전후였던 공식 환율이 암시장에서는 9 위안에 가까웠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거지 돈 운운이 진짜 괜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은행원들이 일반인은 시중에서 구경하기 어려웠던 신권 위안화까지 마치 천덕꾸리기처럼 생각하면서 함부로 다룬 것은 다 까닭이 있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30여 년 가까이 지난 현재의 위상은 상전벽해라는 단어를 떠올릴 만큼 달라졌다. 무엇보다 가치가 막강해졌다. 지금은 많이 평가절하돼 7.2 위안 대에 환율이 형성되고 있으나 한때는 1달러에 6 위안 초반을 향해 달려가기도 했을 정도였다. 당연히 암시장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통계 역시 위안화의 달라진 위상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무역에서의 위안화 결제액을 우선 꼽아야 한다. 60조 위안(8조2410억 달러)을 가볍게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와 유로, 파운드화에 뒤이은 세계 4대 결제 화폐의 위상을 자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해외 투자액도 간단치 않다. 지난해 8조2500억 위안을 기록, 파운드화까지 가볍게 제쳤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수년 내에 유로를 뛰어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체 경제 규모가 미국과 맞먹을 만큼 성장할 2035년에는 세계 1위 결제 및 무역, 투자 화폐로 등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해야 한다.
앞으로 위안화의 위상은 미중이 치열하게 전개하는 관세전쟁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전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이전투구로 계속 흘러갈 될 경우 시장에서의 평가절하 압력이 가중되면서 다소 추락할 수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어느 정도 양보를 통한 관세 인하로 양국 무역 관계를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한마디로 관세 및 무역전쟁의 불투명성이 사라져야 위안화의 승승장구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위안화가 지금까지 일궈온 성과는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