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전세’·‘특화 매입임대’ 등 종류도 다양…매년 수만 호 공급
지원 범위도 ‘세분화’…고령 특화 ‘실버스테이’ 시장 기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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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적은 소득과 자산 규모로 이마저도 힘든 주거 '취약계층'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청년·신혼부부 등 '사회 초년생'과 당장 생계 걱정이 큰 '고령자' 등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불황에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주거 취약자들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의 취약계층 '돌봄 프로젝트'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청년·고령자 등에게 낮은 주거 문턱을 바탕으로 주거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정적으로 살 곳만 제공된다면 이들이 다시 우리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리부트(reboot)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LH는 올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예전부터 임대주택을 시장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는 LH이지만, 주택 수요자 등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편의성·고급스러움을 갖춘 신축 아파트 상품성과 기능 수준이 급격히 성장하며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상승해서다. 이렇다 보니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점차 커졌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LH는 민간 건설사의 공동주택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LH의 일련 사업 중 하나는 '든든전세'가 꼽힌다. 든든전세 프로젝트는 LH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힘을 합쳐 서울 등 수도권 내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LH는 이를 주변 시세 대비 90% 수준의 전세 보증금은 물론, 최대 8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 공급에 힘쓰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취약계층 '맞춤형'으로 더욱 가다듬었다. 지난해 11월 LH는 '분양 전환형 든든전세'를 최초로 시행했다. 작년 8월 국토교통부의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에 따라 LH가 분양전환형 매입임대주택의 전세유형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시세 90% 이하 수준의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든든전세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최소 6년을 거주한 후 입주민은 살던 주택의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했다.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전국 9개 지역에서 진행된 774가구 모집의 분양전환형 든든전세 입주자 모집에는 3만1008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40대 1에 달한다. 인기가 좋은 서울에서는 311대 1의 평균 경쟁률이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주택은 1가구 모집에 1599명이 신청했다.신혼부부 등을 위한 특화 지원도 이어간다. 신생아를 출산한 지 2년 이내인 가구가 든든전세 입주 신청 시 받을 수 있는 가점을 1점에서 2점으로 높인다.
고령자 가구 특화·맞춤형 주택 공급도 매년 다양해지고 세분화하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장기 민간 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 B2블록을 대상으로 실버스테이 사업자 공모에 나선 LH는 최근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미건설을 선정했다.
실버스테이는 공공이 지원하는 부지에 민간 기업이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고령자 특화 서비스와 복지 시설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민간 임대주택인 데다, 임대의무기간인 20년 이후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고령자 특화 임대주택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녀와 함께 거주할 수 없는 민간 노인복지주택과 달리 실버스테이는 가족과 함께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