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끼리 한 약속이라 피치 못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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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역대 최대 산불 사태가 발생한 와중에 뜬금없는 해외 출장으로 비난이 쏟아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감수하고도 말이다.
"비난을 예상하지 않은 것도 아닐텐데 하필이면 민감한 시기에 출장 카드를 고집했어야 했나"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기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소나기는 피해가라'라는 말도 있듯 당장은 아니더라도 일정을 조금만 연기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는 마국 출장을 굳이 강행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출장 강행 이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물론 외유성 출장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의정부시가 내심 고대하고 있는 미군 반환공여지의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출장이라면 사정은 다르다.
지난달 25일 시청 상황실에서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 2차 현장심사를 마친 상태이고 이달 중 최종 후보지가 발표된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의정부시는 당장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판이다. 이번 추가 지정에 있어서 각 지자체가 '해외 기업 국내 투자의향서' 정도는 내밀어야 한다는 게 관가의 중론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김 시장이 이번 출장을 미루거나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듯 싶다.
그래서 '글로벌 혁신 생태계 탐방'이라는 명목 아래 진행된 이번 출장에 이목이 쏠렸다.
출장 일정은 △29일 미국 공항 도착 △30일 샌디에이고대 글로벌 파트너 자문관 사전 미팅(해외기업 유치 방안 협의) △31일 샌디에이고대 방문(바이오·의료 및 스타트업 등 시설 견학/의정부시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홍보) △1일 샌프란시스코 미네르바대 방문(글로벌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 체결) △2일 에픽게임즈 버츄얼 스튜디오 견학(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관련 협의) △3일 넷플리스 본사 방문(OTTC 콘텐츠 사업 관련 협의) △4일 한국으로 출발 등으로 짜여 있다. 가히 강행군 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세계 혁신 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미네르바 대학의 한국 거점을 서울에서 의정부시로 옮기기로 확정했고 세계청년 혁신포럼도 시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출장 지역이 의정부시가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정책과 밀접한 만큼 추후 관련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글로벌 혁신 생태계 탐방'을 내건 이번 출장이 단순한 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의정부시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임은 엄연한 현실이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비난에 대해 시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개인 일정은 전혀 없다며 공무 출장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기관끼리 미리 약속이 잡혀 있어 피치 못할 상황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이번 출장과 관련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기자가 만난 시 기업경제과 한 직원이 "우리 시장님이 출장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느라 밤잠을 몇일 설치지 않았겠느냐"라고 했던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