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비대면 신용대출 재개 지연 영향 커
금융당국 가산금리 인하 주문…증가세 전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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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은행에서만 전년 대비 6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는 비대면 신용대출 재개가 늦어지면서 신규 대출 유치가 어려웠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들어 신용대출 감소폭이 둔화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산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지난달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1조958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8%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3.9%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신한은행은 1.9%, 농협은행 1.61%, 하나은행 0.87%, 국민은행은 0.36% 순이었다.
우리은행의 감소폭이 유독 컸던 이유는 비대면 신용대출 재개 시점이 가장 늦었던 탓이다. 다른 은행들은 지난해 12월말에서 1월 초 재개한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에서야 비대면 신용대출을 다시 열었다. 이 때문에 대출 희망자들이 다른 은행으로 이동했거나 대출을 포기하면서 잔액 감소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중단을 하지 않아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
최근 신용대출 감소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82억원으로, 한 달 동안 493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1월까지 한 달 동안 1조5000억원 이상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과 이에 따른 대출 금리 조정 움직임이 신용대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라며 은행권에 가산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했다. 대출 금리가 낮아질 경우 신용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증가도 신용대출 반등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은행권의 주담대 증가율은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 일부 차주가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감소폭이 둔화되면서 증가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