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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용익 부천시장 “과학고 유치 계기로 미래교육도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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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장이준 기자

승인 : 2025. 03. 14. 06:00

조용익부천시장
조용익 경기 부천시장이 1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고 유치 성공 배경과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천시
"부천시는 그동안 만들어온 문화·예술분야 잠재력에 더해 첨단과학 인프라와 창의·융합형 과학 인재 양성 기반까지 과학고 설립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다."

조용익 경기 부천시장은 1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첫 도전에 나선 지 2년 만에 과학고등학교 유치라는 쾌거를 달성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새로운 학교 신설이 아닌 기존 일반고(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시간·예산 절약 가능성을 어필했던 전략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결코 쉽지 않은 유치 과정을 끝낸 조 시장의 시선은 이제 부천을 청운의 꿈과 교육의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미래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더 큰 목표를 향해 있다. 아울러 과학고 유치를 계기로 교육은 물론 경제·산업·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첨단과학 자족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음은 조 시장과의 일문일답.

- 부천시가 과학고 유치에 최종 성공했다. 소감은

"부천시가 오랜 시민의 염원에 힘입어 과학고 유치에 성공했다. 시민 여러분과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덕분이다.

김영찬 부천고 교장을 비롯해 부천고 과학고 전환 추진 공동대책위원회,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을 비롯해 발로 뛰어다니며 과학고 유치에 힘을 실어준 서영석(부천시갑)·김기표(부천시을)·이건태(부천시병) 의원과 이선구·황진희 경기도의원, 부천시 과학고 설립 지지 결의안을 만장일치 채택해 성원해 준 부천시의회 의원들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부천 과학고가 차질 없이 2027년에 문을 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부천 과학고를 중심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고, 이들이 부천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 오랜 염원이었던 만큼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힘을 보탰다

"부천시는 지난 2006년 외국어고, 2015년 과학고 설립을 추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심기일전해 지난 2023년 12월 시의회·부천고·부천교육지원청과 함께 '부천시 과학고 설립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다시 도전장을 냈고 지난 2월 교육부의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 요청 동의를 얻어 유치를 확정했다.

과학고 유치에는 관내 기업·대학·연구기관·시민사회 등도 한마음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7월 주민, 학부모, 부천고 동문, 과학교육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주도 협의체 '부천고 과학고 전환 추진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부천 과학고 유치를 기원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시민 서명운동에는 총 7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는 전체 시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부천시 5대 특화산업인 로봇·금형·패키징·조명·세라믹 연구개발(R&D) 기관인 한국전자기술연구원(지능정보연구본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금형기술센터·패키징기술센터), 키엘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신뢰성평가센터)을 비롯해 부천산업진흥원, 부천고와도 과학고 설립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기에 가톨릭대·부천대·서울신학대·유한대 등 지역 소재 4개 대학교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부천문화재단과 경기예술고, 부천고등학교가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창의·융합 인재 육성에 관한 공동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온세미컨덕터, DB하이텍을 NH농협 부천시지부와도 업무협약을 이어갔다.

시의회와 부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도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3월 여·야 상관없이 시의회 의원 전원이 과학고 설립에 찬성하는 '과학고 설립 지지 결의안'을 채택했고 지난해 9월에는 세 명의 국회의원이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염원과 지지를 받아 시장인 저도 직접 1단계 심층 질의 면접에 참여, 적극 피력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 부천고의 과학고 전환이 가지는 강점은 뭔가

"부천시는 다른 지자체와는 다르게 일찌감치 부천고의 과학고 전환을 염두에 두고 유치 작업에 매진해왔다. 학교 신설에 비해 예산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과학고 운영 시 필요한 노하우를 갖췄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실제로 부천고는 과학고 전환에 따른 시설 개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그린스마트스쿨·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선정 등을 통해 필요한 예산 약 230억원을 확보하고, 현재 시설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또한 부지 매입비 절감 등의 효과도 있다.

올해 상반기 과학실 리모델링을 포함한 공사가 마무리되며, 첨단 기자재 구비 등도 갖추게 된다. 이는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충분한 교육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과학고 신설 시 통상 4년 이상 걸리는 준비기간을 기존 학교시설 활용을 통해 1~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부천고는 2016년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돼 2025년까지 재학생들은 수학·과학·정보 교과를 3년간 총 교과 이수 단위의 45% 이상 이수해야 하는데, 이는 이수 비율이 일반고 30%, 과학고 60%임을 볼 때 일반고 대비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이를 통해 과학고 전환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췄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러한 '준비된 과학고'로서의 강점을 제시하면서, 실제 과학고 전환 시 발생하는 단계적 과도기 운영 방안까지 고민해 1단계 예비 지정 후 제출하는 지정신청서에 담았다. 이 점은 '학교 전환의 구체적 방안 제시'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과학고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용익부천시장2
조용익 경기 부천시장이 1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과학고 유치 성공 과정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부천시
- 다른 지자체 과학고와 차별화하기 위한 지역사회 기반은

"부천시는 한국 반도체의 발상지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온세미코리아와 DB하이텍 등의 기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도 발달해있다. 또한 지역 5대 특화산업 중 하나로 로봇을 키우는 등 풍부한 과학·첨단 산업 기반을 갖췄다.

여기에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SK그룹 핵심 계열사로 구성된 SK그린테크노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글로벌 톱 3 공작기계 제조기업 DN솔루션즈 등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올해 상반기 중 국내 굴지의 기업과 추가 입주 협약을 앞두고, 구체적 사항에 대한 막바지 조율이 한창이다.

실제로 경기형 과학고 평가 시 지역 로봇산업 인프라와 연계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교육과정 도입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부천시는 법정 문화도시로서, 앞서 만들어온 문화·예술분야 잠재력에 더해 앞으로 첨단과학 인프라를 갖추고 창의·융합형 과학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과학고 설립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시작해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등 국제문화축제를 20년이 넘도록 성공적으로 이어온 문화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하고, AI와 만난 문화예술을 화두로 던지며, 과학과 문화예술의 결합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아울러 부천아트센터·웹툰융합센터 등이 개관하며 한층 더 진화된 문화예술 시설과 더불어 클래식과 웹툰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첨단 산업과 문화예술의 창의융합교육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은 가장 큰 경쟁력이자 기반이다. 영화·만화·웹툰·클래식·문학 등 부천에 자리 잡은 다채로운 문화예술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순수과학 인재들에게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부천로봇개_조용익시장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해 10월 부천로보파크 인근에서 열린 '제7회 부천로봇경진대회'에 참여해 로봇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부천시
- 미래형 과학고를 만들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과학고 입학을 염두에 둔 사교육 과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기형 과학고 운영에 대한 경기도교육청 방침을 반영, 단순히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입시 중심이 아닌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부천 과학고 교육과정 운영은 기존 과학고와 달리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선택해 심화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로봇산업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 과학과 문화예술 융합교육, 지역 산업연계 교육과정 등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교 내에서 전문적이고 심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궁극적으로는 과학고 유치·운영이 지역 교육의 질적 향상과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일반고와 공교육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 부천시 초·중·고 교육정책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우선 지역의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과학고를 활용한 초·중·고 학생 지원 방안도 고민할 방침이다. 먼저 과학고의 교육자원 공유를 통해 지역 교육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부천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과학교육 거점기관(부천미래과학센터)을 운영해 초중고 학생 및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일반고 맞춤형 교육' 교육경비 지원으로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과학 중점교 등 교과특성화 과정 지원을 통해 심화된 과학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기초학습 보충, 심화 수업, 진로지도 강화 등 다양한 학습 수준에 맞춘 교육과정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일반고 심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영재·우수 학생대상 교육 프로그램 지원과 일반고와 과학고 간 교육 연계 강화를 위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 중 하나가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수능방송 '강남인강'과 연계한 '부천-런(Learn)' 사업이다. 강남인강을 연간 4만5000원에 수강할 수 있도록 강남구청과 공동이용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중·고등학생 1830명에게 수강료 3만5000원을 시 교육경비로 지원한다.

수강생은 자부담 1만원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 강의를 1년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 수급자, 장애인과 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강남인강 수강료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각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양질의 온라인 학습 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이 학력 향상에 적극 활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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