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캐나다 새 총리 마크 카니 “하키든 무역이든 우리가 이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10010003850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3. 10. 07:39

집권 자유당 대표 선출…곧 총리 취임
트럼프 관세 전쟁에 강경한 입장 표명
전 중앙은행 총재…조기총선 발표 예상
Canada Liberal Leadership Election
캐나다 집권 자유당 대표로 선출된 마크 카니 전 중앙은행 총재가 9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열린 자유당 대표 출마 선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이 9일(현지시간)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후임이자 당대표로 마크 카니 전 중앙은행 총재를 선택했다.

카니는 약 15만2000명의 당원이 참여한 경선에서 경쟁자인 전 재무장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를 상대로 86%를 득표하며 압승했다.

카니는 승리축하 연설에서 "우리 경제를 약화시키려는 누군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생산하는 것, 판매하는 것,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는 캐나다의 가정, 노동자, 기업을 공격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우리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보복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이 싸움을 원한 적이 없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도전장을 내민다면, 캐나다인들은 언제든지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미국은 착각해서는 안 된다. 무역에서든 하키에서든, 캐나다가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59) 새 대표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후, 2013년에는 영국 중앙은행의 첫 비(非)영국인 총재로 임명됐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캐나다 경제가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데 기여하며 영국 내에서 초당적 찬사를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뤼도는 식료품·주택 가격 상승과 이민 증가로 지지율 급락 속에서 9년 이상 집권한 후 지난 1월 사퇴를 발표했지만,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해왔다. 카니는 조만간 총선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조기 총선을 선언하거나, 의회 내 야당이 이달 말 불신임 투표를 통해 총선을 강제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캐나다 내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급격히 고조되면서 자유당의 선거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카니는 "우리는 이 나라를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 이웃 국가가 우리를 차지하려 한다.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달러 대 달러' 보복 관세 부과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뤼도 정부의 경제 성과가 부족하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수십 년간 미국과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유지했던 캐나다는 이제 '누가 미국과의 갈등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카니 전 총재는 지난 1월 출마 선언 이후 장관과 의원들로부터 잇따라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 경력을 갖춘 경제학자로 오랫동안 정치 입문과 총리직 도전을 고려해 왔으나, 정식 정치 경력은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2025년 초 집권당은 보수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처지고 있었으나,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통계적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정치학 교수 리처드 존스턴은 "1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국기 아래 결집(rally-around-the-fla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자유당이 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매체 '글로브 앤드 메일'은 지난 8일 카니가 의회 소집 전 총선을 발표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투표일이 4월28일 또는 5월5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과 보수당 모두 단독 과반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니는 하원 의원이 아닌 상태로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