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해 정부와 건섭업계 공동운명체 같은 행동 나서야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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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현주소다. 화두는 오직 '생존'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훗날을 도모해야 하지만 녹록치 않다. 1월 시평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해양조선건설(83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이제는 대형건설사들의 차례"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따져보자. 우선 공사 수주는 건설사에게 짐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용을 구성하는 두 축 중 하나인 자재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 된 2022년부터, 인건비는 문재인 정부 때 천정부지로 올랐다. 그렇다고 그 인상분만큼 아파트나 주택 가격을 올릴 수 없다. 자칫 잘못하다간 비용 갈등으로 공사 중단까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브랜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괴리 때문에 "수주를 해도 적자"가 되는 상황이 만성화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은 업체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실수 하나가 기업의 존폐를 가른다. 안타깝지만 도전은 설치는 것으로, 위축은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되고 있다. 모든 성장동력이 막혔다. '숨만 쉬는 게'최선인 상황으로 치닫는 셈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한국의 건설업을 대표한 단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하는 만큼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불멸의 시대'는 끝났다. 심지어 위세 등등한 건설사들까지 품고 있었던 대우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금호그룹, 한보건설 등의 결말이 어떠했는가.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다.
우선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철저한 관리, 40조원 규모 유동성 지원 대책 실행, 스마트 건설 기술 확산과 해외 시장 개척 지원 등을 약속한 상태다. 더 할 필요도 없다. 약속한 것만이라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공명지조(共命之鳥)...불경에 등장하는 몸 하나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
새의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는 이에 질투심을 가졌다. 결국 화가 난 머리가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고, 두 머리 모두 죽게 된다.
정부와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이다.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져도 자기는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둘 다 죽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다.
안타깝지만 또 다른 한축인 '정치'에 기대할 수 있는 건 없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 때문에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시국에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는 존재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공멸 아니면 공생...지금 대한민국과 건설업체들의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