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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지적인 축구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임 전, 전북 현대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나.
"자료를 많이 찾아서 읽었다. 전북이 많은 타이틀을 차지했다는 것을 알면 알수록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졌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그런 책임감을 받아들이기 좋아한다. 피하지 않겠다.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하지만, 저는 제 책임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올해 저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
- 2025 시즌 K리그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다.
"그래서 더 제 책임이 크다. 구단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보답하겠다. 큰 책임감 가지고, 왜 제가 전주에 왔는지 증명하겠다."
- 부임 후 가장 먼저 체크했던 사항이 있나.
"선수들이 경기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에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제 의무니까 그렇다."
- 작년 시즌 부진에 대한 생각은.
"축구는 축구다. 축구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 점은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거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저는 전북의 구단 역사를 공부했고, 어떤 우승컵을 들었는지 알았고, 작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아직은 이르지만 노력하고 있다. 비록 시즌 초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당신은 당신의 사단을 이끌고 전북에 왔다. 차남 디에고 포옛(29) 분석 코치도 함께 왔다. 우루과이 청소년 대표를 거친 멋진 젊은 지도자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을 기대한다. 아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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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아들은 항상 경기장 꼭대기에서 경기를 관전한다. 높은 곳에서 경기를 보면 경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공간, 공수 간격, 오프더볼 상황에서의 움직임 등이다. 저는 경기장 꼭대기에서 경기를 보고 싶지 않다. 피치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것이 좋다. 제 아들은 우리 팀을 굽어보는 '전북의 눈'이다. 경기 중 우리는 긴밀하게 소통한다. 제가 질문하면 100% 진실을 말한다. 제 아들은 냉철하고 정직하다, 우리 팀의 실시간 문제점을 가감없이 전달한다."
- 당신의 분석으로는, 지난 시즌 전북이 실패한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겠다. 실패 원인은 전반적으로 보건대, 감독 교체 후 즉각적인 복구를 못했다는 사실에 있다. 보통의 경우, '잠을 깨우려고' 팀들은 감독을 교체한다. 감독 교체라는 건 선수단 전체를 자극하는 일종의 극약 처방이다. 댄 페트레스쿠 감독이 떠난 후 그의 어시스턴트가 잠시 더 머물렀던 것 같다. 갑작스런 큰 변화는 없었다는 뜻이다. 그후 또 다른 변화가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잠을 깨우는' 알람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세계 축구에서 감독 교체가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축구다."
- 선수단 내부의 문제점은 없었나.
"팀이 정상권에 머물며 선수들이 자기가 정상에 있다는 걸 깨달을 때, 그 팀의 경기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된다. 일류 클럽이 늘 승승장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인는 이유다. 그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더 쉽다. 승리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한 발짝이라도 더 뛰고 싶어 하니까. 팀 성적이 떨어지면 그 반대다. 신경이 곤두서고 긴장하고 부상자가 나온다. 패배의 공포도 팀에 깃든다."
- 공포와 부상. 좋은 지적이다.
"사람들은 '정신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제 말은, 이 단어를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하자는 거다. '정신적' 문제를 부정적으로 논하기 시작하면, 여기서 말하는 모든 요소가 경기 중 불리하게 나타난다."
- 무슨 말인가.
"기억하시라. '정신적 문제'가 25명의 선수 모두에게 있다는 건 아니다. 피치에 나선 11명 선수 중 1명이 문제라면 별일 없다. 2명까지는 뭐 괜찮다. 2명 이상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팀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전체 엔트리 가운데 4~5명의 '정신적 문제'가 있는 선수를 동반할 수 없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수비하려면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 수비수는 투쟁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협력 수비도 해야 하고 냉철한 평정심 유지도 필요하다. 90분 내내 긴장하고 투쟁적으로 축구를 할 수는 없다. 선수단은 한 팀으로서 적정한 긴장감이 있어야 하지만, 긴장을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 어떻게 긴장을 푸나.
"경기 마치고 승리의 세레머니를 하는 건 다이어트와 같다. 과체중을 도려내고, '그동안 고마웠다!'라고 말한 뒤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버리는 거다. 제 말뜻 아시겠나."
- 이해한다.
"작년 시즌, 우리 전북 선수들 어깨에 큰 짐이 지워졌고 이 중압감 때문에 자기 경기하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있는 실력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본다. 금년 시즌은 달라질 것이다. 약속한다."
- 이번 시즌 누가 전북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까.
"많다. 한두 선수가 아니다."
- 이름을 말해 줄 수 있나.
"시즌 마치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지금 제가 누구누구의 이름을 말하면, 이름이 불린 선수들은 자신들이 다르다고 생각할 거다. 그래서 특정 선수 이름을 말할 수 없다. 지금은 아니다. 아마도 잠재적인 키플레이어가 자기 실력을 남모르게 갈고닦고 있을 거다. 아마도 그는 '자기만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시즌은 길고, 고비마다 여러 영웅이 때맞춰 나와야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
- 아직도 스쿼드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이해하겠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의 주요 목표는 뭔가.
"확실히 더 높은 위치로 가는 것이다."
- 우승컵을 드는 건가.
"제 개인적인 목표는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다. 이기는 것. 이기자. 이긴다."
- 전북은 K리그 1과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2 두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제 답은 '승리를 위하여!'다. 리그에서는 모든 팬도 저도 우승을 원한다. 이건 상식적인 메시지다. 하지만, 강등권에 처해 있던 팀이 바로 다음 해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엄청난 발전이 따라야 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 그렇다면 현실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챔피언스 리그 2에서 우승하거나 K리그 3위 내에 들어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거다. 그것이 우선이다. 시즌 막판 상하 스플릿으로 상하위 팀을 나눌 때 우리 팀이 어디에 있는지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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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다. 그리고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눈 후의 마지막 다섯 경기는, 들어가서 뛰고 또 뛰어야 한다. 우리가 좋은 결과를 거둔 뒤 시즌 마치고 웃는 얼굴로 다시 인터뷰 하기를 바란다."
- 코리아컵 포함, 특별히 신경 쓰는 대회는.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는, 챔피언스 리그 2라고 해도 우리가 K리그 최하위에 있었잖은가. 그런 경우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전념할 수 없다. 정말 어려웠을 거다. 어쨌든 선수들이 잘 플레이해서 우리는 8강에 진출했다. 이제 기회가 생겼다. 그러니 제대로 경기해서 우승까지 가보고 싶다."
- 스쿼드를 나눌 생각인가.
"1진이 리그에 나서고 2진이 아챔 2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매경기 최선을 다할 거다."
- 모든 경기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작년 부진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리. 또 승리.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승리의 길로 나갈 것이다."
- '정신적 문제'를 모두 떨쳐내고서 말인가.
"바로 그 점이다. 그것이 승리를 위한 출발점이다. 우리에겐 '승리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기고, 이기고 또 이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느낌이 오면 다시 무한 반복하는 거다. 목요일에 열리는 아챔 2 보다 토요일에 열리는 리그 경기가 더 중요한가. 아니다. 똑같다. 우리는 두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선수진을 꾸렸다. 전혀 문제없다. 축구계에 오랜 격언이 있다. 승자가 되라. 거듭하라. 이겨라. 그것이 진정한 챔피언이다."
- FA컵인 코리아컵 이야기를 빠뜨렸다.
"제 말은, '이기자'는 거다. 하지만, 너무 많이 부담을 느끼지는 말자. 이기면 우승자이고 이기지 못하면 실패자라고 한다. 스포츠 세계에서 승자가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분야든 경쟁이 치열하니까. NBA 유일의 그리스 출신 선수 아데토쿤보의 인터뷰를 인상 깊게 기억한다."
- 어떤 내용인가.
"그 친구가 말했다.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마이클 조던이 6번 우승했는데, 그럼 그가 우승하지 못한 일곱 시즌은 실패인가. 아니다. 실패가 아니라, 6번 우승하기 위한 준비를 한 거다. 때로는 준비 잘해도, 우승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잘 준비하면 그해에 그리고 다음 해에 더 좋은 결과를 낸다. 그러니까 우승 못하는 것이 실패는 아니다.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다."
- 금년 시즌 목표는 리그, 아챔2, 코리아컵 3관왕이 아닌가.
"지켜봐 달라. 더 이상 저를 압박하지 말았으면 한다, 하하. 이미 충분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가장 먼저 배운 한국어 단어는.
"스텝들에게 배웠다. '빨리, 빨리, 빨리.' 이 말이 제가 할 줄 아는 유일한 한국어 단어다. 더 많은 말을 곧 배우겠다. 축구 관련 용어를 더 많이 배우기 시작했으니까, 제가 소리 지르고 제 통역도 저를 따라 소리 지를 필요가 없어질 거다. 축구에 꼭 필요한 말들, 앞으로, 뒤로, 압박, 들어와 같은 말들을 '빨리' 배울 거다."
- 한국 문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존경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서로를 매우 존중하는 사람들이다."
- 전북 선수들은 얼마만큼 감독을 존중하나.
"모든 플레이어는 서로를 존중한다. 한국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존중하는 나라이며 이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저는 전 세계 곳곳에서 살아왔는데, 모든 사람에게 매일 이렇게 큰 존경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런 나라에 살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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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자리에 오게 되어 기쁘다. 매 주말, 멋진 오후를 만들어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처음엔 여러분께 많은 것을 바라지 않겠다. 여러분이 우리에게 뭔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러분께 뭔가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해 주시면 차근차근 올라가겠다. 그리고 우리가 성적을 내면 좀 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작년과는 완전히 바뀔 것을 약속드리니 시즌 종료 후엔 함께 무언가를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2025 시즌은 전북 왕조의 재탄생 시즌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전북 팬, 구단 관계자, 선수들 모두에게 행복한 시즌이 될 것이다. 저는 그걸 만들려고 전주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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