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 불어
투표인단 적은 축협, 그래도 어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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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겪은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인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면 그대로 당선이 확정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시 1·2위 간 결선 투표가 이어진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이변을 낳았던 대한체육회 선거와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다. 당초 유 후보는 열세라던 예상을 깨고 1월 선거에서 이 회장을 따돌렸다.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았던 이 회장의 약점을 파고들어 소신 있는 젊은 체육인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목소리를 담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어 대한배드민턴협회장에 금메달리스트인 김동문 원광대 교수가 당선되는 등 유승민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이 체육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제 마지막 남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도 선수 출신이 왕좌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축구협회는 배드민턴협회처럼 정 회장이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는 등 앞서 낙선한 이들과 처지가 비슷하다. 국민적 여론에서는 정 후보가 가장 안 좋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체육계 변화의 욕구가 정 회장의 4연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계가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것이고 정몽규 후보는 이런 흐름이 불안할 것"이라며 "정몽규를 징계하라는 문체부의 입장은 똑같다. 어찌됐든 처음보다는 정 후보가 더 불리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분위기는 한번 해볼 만해졌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소한 어회정(어차피 회장은 정몽규)라는 말은 들어간 상태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선거가 연기되고 기존 선거운영위원회가 해체한 점도 정 후보에 맞서는 허정무 후보나 신문선 후보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반전을 꾀할 시간을 벌어놓은 뒤 최근 새롭게 선정된 투표인단을 상대로 전국을 돌며 총력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투표인단이 192명으로 확정된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그래도 정 후보가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허 후보와 신 후보 측에서 요구한 투표인단 최대 300명으로 늘리기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후보가 누구보다 열심히 뛴 점도 무시 못 한다. 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16일부터 쉬지 않고 전국을 돌고 있다. 17~18일에는 수도권, 19일에는 호남 지역을 방문해 선거인단이 있는 현장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전화, 선거인별 인사 동영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으로 전방위적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거인단이 얼마 안 돼 대한체육회 선거와는 다르고 이 점이 허 후보나 신 후보에게 여전히 불리하다"며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기존 입장을 바꿔 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점도 변수다. 전국으로 발품을 판 선거운동 역시 정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