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모두가 모르는 것도 현실 같습니다. 근래 우리 사회에 생긴 갈등들, '강(强)대강' 외에 다른 구도를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대화와 타협이 전무한 현실이 이젠 너무 익숙합니다. 비단 정치권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만연해진 갈등 분위기는 사회 구성원들 마음 한구석에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뉴스를 도배한 것은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논란'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다퉜는지,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기억하시나요?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거나 학교 곳곳에 래커 칠을 했던 장면만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달 19일 새벽엔 일부 시민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많은 경찰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법원은 시설물 등 파괴로 6억~7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고 영장전담 판사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해당 사건에 대해 그들이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억에 남은 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 뿐이었습니다.
일각에선 "강한 행동을 해야 사람들이 주목이라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3·1 운동의 의의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비폭력 평화 시위로 전개된 3·1 운동은 그 당시 다른 식민지 국가들에게도 귀감이 돼 세계적인 독립운동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후 대한민국은 독립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자진 출석'을 위해 관저 밖으로 나왔을 때, 울고 있는 보수 측 시민에게 진보 측 시민이 다가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다 잘될 거다"라며 위로를 건넨 장면은 마음 가득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습니다. 부드러운 태도가 꼭 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강'에는 '강'이 붙습니다. 전달하고픈 메시지도 왜곡됩니다. 다시금 의사 전달의 방식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