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합심해 회사 재도약 노력
라이프스타일브랜드 'TRY' 사명변경
글로벌 패션·뷰티 기업 도약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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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속옷 명가' 쌍방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지난 18일 서울 중구 신당동 쌍방울 본사에서 이형석 대표를 만났다. 그는 상폐의 억울함, 소액주주와 임직원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격앙됐다. 그는 "한국거래소가 회사의 충분한 개선 노력과 회생 가능성을 무시했다"며 "거래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거래재개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액주주들이 평생 모은 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쌍방울에 정상화 기회를 주지 않고 악덕 기업으로 매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쌍방울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이 대표는 "법원의 판단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얻길 다시 한번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상장폐지 결정이 단순한 기업 경영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쌍방울은 '대북송금' 의혹과 연관되며 정치적 이슈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부실 기업', '투명하지 못한 기업'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제시한 상장폐지 기업 조건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상장폐지를 결정한 한국거래소에 전직 임원의 횡령·배임 문제가 곧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문제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횡령 금액 일부는 이미 회수됐으며, 배임 혐의도 아직 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도 거래소는 마치 쌍방울 전체가 심각한 경영 부실에 빠진 것처럼 매도하고 있으며,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해 봐도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일부 상장 기업들은 수천억 원 규모의 회계 부정이나 법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개선 기간을 부여받고 기회를 얻었다"며 "반면 쌍방울은 단순히 전직 임원의 문제로 기업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달 20일 쌍방울 매각을 통해 쌍방울과 광림, 두 상장사의 상장폐지를 피하고자 했다. 기존 쌍방울 지배기업인 광림이 보유했던 지분 63만2297주(12.04%)를 70억원에 네이처리퍼블릭 계열기업인 세계프라임개발에 매각하고, 이후 그룹도 해체했다. 상장폐지의 주요 사안으로 떠오른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거래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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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한 직원이 제게 '우리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회사인데, 절대 포기하지 말아 달라'며 눈물을 보였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회사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이 걸린 공동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