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한 4500m 상공서 1000㎞/h 이상 속력으로 비행
"뜨거운 감회…K방산 가치 한층 끌어올릴 명품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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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시험비행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에 처음으로 탑승해 남해 상공을 비행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말이다.
공군은 이날 "이 총장이 사천기지에서 KF-21 전투기에 탑승해 시험비행을 함께 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시험비행조종사를 제외하고 KF-21 탑승 비행은 한 건 이 총장이 처음이다. 개발중인 전투기에 공군의 최고 책임자가 탑승한 선 이례적기도 하다.
이 총장의 이날 시험비행 탑승은 적시 전력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공군시험평가단 요원들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KF-21은 한국이 개발 중인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로, 지난 2022년 7월 19일 최초비행에 성공했다. 2023년 5월 15일 잠정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2024년 6월 25일 최초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 28일에는 무사고 1000 소티(Sortie) 비행을 달성했다. 앞으로 계획된 약 1000 소티의 시험비행을 마친 후 내년부터 일선 전투비행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 등에 이어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 국가가 된다.
이날 이 총장은 시험비행조종사 우홍균 소령과 함께 KF-21에 탑승해 조종특성과 항공전자장비 정확도 등을 점검하는 시험비행을 수행하며 우수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총장은 F-5, F-16, F-15K 등 공군의 주력 기종들을 조종해 28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 전투 조종사다. F-15K 도입요원으로 2005년 국내 첫 인도분 두 대 중 한 대에 탑승해 미국 본토에서 성남기지까지 비행했던 전력도 있다.
이 총장은 F-15K 1세대 조종사이자, F-35A 첫 비행단장으로서 F-15K와 F-35A의 전력화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 총장과 함께 비행한 우 소령 역시 1500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시험비행 조종사다. 우 소령은 2019년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2023년부터 KF-21 시험비행을 실시해오고 있다. KF-21의 최대 속도 시험비행과 최대 중력가속도 시험비행을 처음 수행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남해안 약 4500m 상공에서 1000㎞/h 이상의 속력으로 비행하며 KF-21의 안정적인 공중작전 수행능력을 점검했다. 또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과 함께 비행하며, 타 기종과의 전술 운용 능력도 검증했다.
특히 이 총장은 KF-21에 장착된 국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다의 성능도 확인했다. AESA 레이다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하고 한화시스템이 생산하고 있다.
AESA 레이다 성능과 관련해 이 총장은 "이륙하자마자 가까운 항적부터 먼 공역에 있는 항적까지 동시에 표시·추적되는 조종석 화면을 통해 국내 개발·생산된 AESA 레이다의 정확성과 전장상황 파악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던 레이다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지녔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이 총장은 "KF-X 사업 추진 당시, 우리 기술로 AESA 레이다를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는데, 오늘 이렇게 우리가 개발한 AESA 레이다의 성능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KF-21 첫 비행을 마친 이 총장은 "2005년 당시 최강이었던 F-15K의 도입요원으로 미 공군의 비행훈련을 받았을 때, F-15 시리즈 같은 명품 전투기를 생산하는 국가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이 속에서 북받쳐 올랐었다"며 "오늘, 우리 대한민국이 만든 전투기의 탁월한 성능을 공중에서 점검해보면서 실로 뜨거운 감회를 느끼며, 20년 만에 우리가 바로 그런 대단한 나라가 되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한편, KF-21로 대한민국을 수호할 후배들이 부러워졌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17일 KF-21 사업추진평가회의를 주관하며, 체계 개발과 양산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분기마다 개최되는 KF-21 사업추진평가회의는 공군본부와 관련부대 주요 직위자들과 국방부, 합참,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 관계관 및 KAI 관계관 등이 참가하여 KF-21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