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회복에 주력 제품 수주 확대
올해 실적 기대감 속 '고객사 늘리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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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89억원, 2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5%, 638.7%씩 늘었다. 1980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2005년 코스피 상장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약 8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주성엔지니어링은 매출 4093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3.8%, 영업이익은 222.6% 올랐다. 매출은 역대 최대였던 2022년(4379억원)에 근접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양사 수혜 강도가 컸던 영향이다. 한미반도체는 HBM을 만드는 핵심 장비 TC본더가 주력 제품이다. 현재 HBM TC본더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이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웨이퍼에 정밀하게 물질을 입히는 증착장비를 SK하이닉스, CXMT(창신메모리) 등에 활발히 공급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이 회사의 반도체 장비 생산능력은 1617대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고부가 메모리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양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다만 특정 시장 또는 고객사에 편중된 매출에 따라 공급망을 넓힐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주성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했는데 이 중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역별 매출에서 중국은 전체의 86.3%로 의존도가 높다. 중국을 향한 미국의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경우 실적 불확실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 측은 올해 북미·대만 등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유리기판 증착장비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
한미반도체 역시 올해 공급망을 늘려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한화정밀기계, ASMPT 등으로 TC본더 협력사 확대를 검토 중인 탓이다. 지난해 3분기 한미반도체의 국내 매출은 전체의 60% 이상이다. 연간 TC본더 생산량은 264대로, 대당 20억원 수준인 점에 비출 때 SK하이닉스를 통한 매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에 대한 TC본더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신규 거래선 찾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의진 KB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는 북미 고객사향 플럭스리스 TC본더 매출 확대를 중심으로 올해에도 TC본더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