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성인건비 등에 영업익 하락했지만
5대 성장사업·자회사 견고한 성장세
MS와 협업…공공·금융 AI시장 확장
클라우드·부동산 부문 실적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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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지난해 연간 실적에 대한 평가다. 작년 KT의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1조원을 밑돌았다. AICT 기업 전환을 위해 추진한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대규모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경영전망은 긍정적이다. 본업인 유·무선 사업을 비롯해 5대 성장사업(AI고객센터·모빌리티·사물인터넷·스마트공간·에너지)과 핵심 자회사 모두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부터 인건비 감축 효과와 본격적인 AI 수익화가 예상되면서 사상 첫 영업이익 '2조 클럽' 진입 가능성도 나온다.
13일 KT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4312억원, 8095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2% 늘면서 1998년 상장 이후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일회성 인건비 반영으로 전년 대비 50.9% 급감했다. 이를 제외한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조8118억원이다. 4분기 매출은 6조5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55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KT는 지난해 10월 2800명 규모의 희망퇴직과 1700명 규모의 자회사 전출 등 인력재배치를 단행했다. 비대화된 조직을 손질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비용 효율화를 꾀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는 약 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14년과 유사하다. 당시 KT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1조2000억원 수준의 일회성 인건비가 발생했다.
통신3사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실적을 바라보는 회사 안팎의 시선은 매우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2조4000억원이다. 일회성 인건비 부담을 모두 지운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효율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증권가 등에서 예상하는 연간 인건비 감소분은 3500억~4000억원이다.
KT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결기준 28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영업이익 관리를 위해 저수익 사업 합리화 등을 통한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체질개선 작업도 반등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 협업 성과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김영섭 대표 주도로 MS와 5년간 2조4000억원 규모의 AI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 양사는 한국형 클라우드와 AI를 개발 중이며, 각각 1분기와 2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양사는 국내 전략 고객사 30곳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AX(AI전환) 전문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AX 전문인력을 양성해 고객 레퍼런스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KT는 MS의 AI 모델 '코파일럿'을 사내 도입, 전사 AI 역량 확대에 집중하는 등 본격적인 AI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1조원 수준의 AI·IT 매출을 두 자릿 수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와 AI 협력을 통해 규제 완화 추세에 있는 공공·금융부문의 AI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고, 민간 영역에서도 MS의 전문성을 활용한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AI고객센터 등 5대 성장사업과 KT클라우드, KT에스테이트 등 주요 비통신 자회사도 지난해에 이어 실적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전망이다.
김 대표 체제에서 전략 신사업으로 낙점한 5대 성장사업은 지난해 4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KT클라우드와 KT에스테이트는 지난해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이용 및 임대 수익 확대에 힘입어 약 1조3900억원의 합산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