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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美 동행 경영] 20년·3200만㎞의 담금질… “현대차 혁신 중심이자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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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승인 : 2025. 02. 13. 17:53

美 모하비주행시험장 20주년
2005년 설립, 5000대 이상 테스트
혹독한 시험으로 최고 품질 실현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일등공신'
정 회장 "향후 20년도 도전" 당부
20년전 미국 모하비 사막에 여의도 두배 면적의 초대형 주행시험장이 지어졌다. 혹독한 모래 바람을 견디며 5000여 대의 차량이 3200만㎞를 질주, 끊임 없이 담금질해 지금의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탄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를 직접 찾아, 지난 20년 현대차 혁신을 가능케 했고 앞으로의 20년도 혁신의 핵심 역할을 해달라며 고마움을 전한 배경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시티에 위치한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설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양희원 R&D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현지 연구원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20년의 여정에서도 도전을 기회로, 좌절을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 참석한 모하비주행시험장 임직원들도 최고의 안전·품질·성능을 제공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재확인하며 더욱 빈틈없는 담금질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현대차·기아의 품질 경영을 상징하는 모하비주행시험장은 2005년 약 1200억원을 투자해 1770만㎡(여의도 면적 두 배) 규모로 건립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주행시험장은 GM·포드·토요타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손에 꼽을 수 있는 큰 시설이다.

자동차는 전기·전자·기계공학 등 모든 기술이 결합된 종합체다. 엔지니어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도로 조건 이상의 가혹한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는 규모가 가장 큰 고속주회로를 비롯해 범용시험장·장등판 시험로 등 총 12개 시험로가 있고 모든 시험로를 연장하면 길이가 무려 61㎞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곳에서 연간 300여 대의 시험 차량을 테스트하는데 차량별로 내구·성능 시험을 포함 평균 약 20만㎞을 시험장과 미국 각지를 주행하며 담금질한다. 지금까지 5000여대의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이 3200만㎞ 이상의 혹독한 주행 시험을 거쳤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의 장점은 사계절 내내 매일 다른 조건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매우 무덥고 건조한 전형적인 사막 기후로 평균 온도 39℃에 지면 온도는 54℃를 넘나든다. 반면 겨울철엔 평균 26℃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폭풍이 있을 경우에는 비와 눈이 몰아치기 때문이다.

모하비주행시험장 북쪽의 '데스 밸리'는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혹서의 자연환경에서 차량 내구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른 기업들이 몇 대의 시험차만 항공기로 이동해 시험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3시간 거리의 모하비주행시험장을 베이스캠프로 활용함으로써 대규모의 혹서 내구 시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뜨거운 사막 환경에서 기존 내연기관차 위주의 테스트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차량에 요구되는 뛰어난 주행성능과 내구 수준을 검증하고 있다. 또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고객들이 원하는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갖추기 위해 혹독한 테스트도 실시한다.

가혹한 환경에 위치한 모하비주행시험장은 전기차 특성을 테스트하기에도 최적화된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45℃ 이상의 기온과 ㎡당 1000W 이상의 일사량을 보이는 날을 골라 전기차 열관리·냉각 성능 시험을 집중적으로 시행한다.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 N은 가혹한 주행 환경에서도 배터리 온도가 60℃를 넘지 않는 것이 개발 과정에서의 큰 숙제였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는 아이오닉5N 을 대상으로 고속 충전과 주행을 수없이 반복한 끝에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주행 성능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한편 모하비주행시험장이 완공된 2005년 이후 현대차·기아는 미국시장에서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대 들어 10% 내외의 미국 신차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70만8293 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미국에서의 선전은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글로벌 톱 5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톱3를 지키고 있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을 통해 전동화와 SUV라는 두 글로벌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이다.
강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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