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 대응 기술 가격·경쟁력 확보
허 회장 강조한 'DX 전환' 드라이브
발전 계열사 등과 AI 시너지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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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하기 어려운 장치산업 정유업의 변신이 물음표일 때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내놓은 그룹의 방향성은 '디지털 전환(DX)'이었다. AI사업 없이 거대한 AI 전환 흐름에 올라탄다는 다소 파격적인 구상은 마침내 한 수 앞을 내다본 '선구안'으로 드러나고 있다.
AI가 알아서 더 비싼 제품 위주로 생산성을 늘려주는 활동을 한다면 어떨까.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AI 자율제조' 플랫폼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13일 GS칼텍스는 정유·석유화학 산업 공정 최적화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AI 자율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여수공장에 AI 플랫폼을 적용하는 등 실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AI 자율제조는 AI기술을 로봇·장비에 적용해 생산을 자율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제조 방식을 말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공정의 세부 조정이 용이해져 소품종 대량 생산 체계에서 다품종 개인 맞춤형 생산체계로의 혁신을 꾀할 수 있다. 또 정기보수만 의존 하지 않고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유지 보수도 가능해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이에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묘수라는 평이 나온다.
GS칼텍스의 AI 전환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등 국책과제의 일환이다. 회사는 이밖에도 AI 정유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수소 공정 AI 모델을 개발해 수소 생산성을 높이는 등 혁신을 지속해왔다.
GS칼텍스의 적극적인 AI 기술 도입은 허태수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전환(DX)과 맞닿아있다. 이날 허 회장은 그룹 최고 경영진, 임원들과 함께 'AI·디지털 협의체'를 개최하고 전사 AI기술 도입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 행사는 허 회장을 비롯한 GS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2021년부터 정기 개최해왔다.
이 자리에서 계열사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 성과를 발표했다. GS파워는 각 발전소의 방대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향후 AI 기술을 도입하면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GS E&R은 풍력발전량 예측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며 지난해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복잡한 산악 지형의 특성과 풍속, 온도, 기압 등 다양한 기상변수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풍력 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성과를 이뤘다.
이날 허 회장은 "우리는 AI 반도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지 않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