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선 여당 최초 '조기대선' 거론
전문가 "지금은 탄핵기각에 집중해야"
|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권잠룡들이 수면 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조기대선에 확실한 선을 긋고 있는 인사로는 김문수 장관이 거론된다. 김 장관은 "(조기대선을) 전혀 검토하거나 생각한 것이 없다.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고 조기대선 요인이 있는지 없는지 현실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제일 좋은 것은 대통령이 빨리 복귀하는 것이다.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당연히 기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잠룡들도 입으론 윤 대통령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지만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한·미·일 외교, 윤석열 정부가 옳았다. 윤 대통령의 기조에 적극 찬성하고 동의한다"며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한 구애를 표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12일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주최해 개헌론을 필두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탄핵 반대집회 참여를 희망하나 공직자 신분임을 아쉬워하며 "윤 대통령의 신병부터 석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시장의 부인, 이순삼씨가 SNS를 통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김성원 그라운드C 유튜버 등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친한계(친한동훈)에선 여당 현역 의원 중 최초로 '조기대선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이 기각됐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인용되면 60일 이후 치러질 대선은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최악의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조기대선도 준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친한계 인사들은 젊은 보수를 강조하며 '언더73(1973년생 이하 정치인)' 모임을 만들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의 차기 대선출마 선언에 대한 전망도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권잠룡들의 엉거주춤한 행보를 지적하고 나섰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누울 때와 일어설 때를 구별 못 하면 어떡하나. 조기대선 간보지 말고 탄핵기각에 목숨 걸어야 할 때"라며 "조기대선은 탄핵인용을 전제로 한 발상이다. 조기대선이 이뤄지면 여권잠룡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나. 꿈도 야무지다. 부모가 시퍼렇게 살아계신데 제사상을 준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은 "바둑용어에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라는 말이 있다. 한 전 대표는 본인부터 안정화시켜 놓고 바깥 확장을 해야 하는데 지지층 자체를 보지 않고 있다"며 "그는 국민의힘 자체를 풍비박산 낸 인사다. 정치의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다. 오세훈도 마찬가지다. 더하기 빼기부터 하고 곱셈 나눗셈을 한다고 해야 믿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