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사업 불황에 수익 다각화 매진
간편식 브랜드 '한반12' 론칭 경쟁력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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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오규식 LF 부회장은 자회사 LF푸드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2년 이후 LF 대표이사를 맡은 그에게 구본걸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정한 식품 사업 안착화까지 맡긴 셈이다. LF 관계자는 "오 부회장이 올해부터 식품 사업을 직접 챙긴다"면서 "사업다각화의 핵심 축인 식품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회장은 LF 내 전략통이자 재무통이다. 1982년 LG상사 심사과에 입사해 금융·관리부서를 두루 거쳤고, 2006년부터 LG패션(현 LF)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로 재직했다. 그는 2012년부터 LF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의 재직기간 LF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2년 1조4600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이 기간 영입이익도 780억원에서 1500억원 남짓으로 배로 뛰었다.
무엇보다 LF 대표이사로서 오 부회장이 주력한 건 수익 다각화다. 주력인 패션 사업이 불황을 겪더라도, 다른 사업으로 충분히 손해를 메울 수 있게끔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덕분에 오 부회장 체제에서 패션에 편중됐던 LF 사업 구조는 온라인사업·식품·유통·뷰티·부동산 등으로 넓어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오 부회장이 겸직하게 된 LF푸드의 경우 매출액은 2021년 1132억원에서 2022년 1356억원, 2023년 1564억원으로 지속 증가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패션 매출 비중은 지난해 77.4%에서 지난해 3분기 71%로 줄어든 반면, LF푸드 매출 비중은 15.7%에서 16.5%로 올랐다.
시장에선 오 부회장 주도 아래 LF가 식품사업을 키우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는 줄일지라도, 식품 소비는 크게 감소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식'을 강화해 불황을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LF푸드가 지난해 말 HMR(가정간편식) 브랜드인 '한반12'를 새롭게 론칭하는 등 해당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오 부회장이 LF푸드 수장을 겸직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