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사로잡은 토론토의 질문
키우던 개까지 동원한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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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하나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들이 이렇게까지 정성을 쏟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쟁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치열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명칼럼니스트인 제프 파산은 마지막 세 개 구단으로 지목됐던 다저스, 샌디에고 파드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끝까지 치열했던 막후 전쟁과 관련한 내용들을 상세히 전했다.
이에 따르면 사사키는 다저스 아니었으면 토론토로 갔을 확률이 높았다. 다소 뜻밖의 구단이었던 토론토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그의 관심을 마지막까지 끌었다. "2024년 왜 사사키의 구속이 몇 마일 떨어졌나?"에 대한 토론토의 문제 제기와 설명은 사사키를 토론토에 며칠 더 머물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 함께 뛰었던 투수 프랭크 허먼 토론토 야구운영 스태프와 샘 그린 어시스턴트 투수코치가 함께 해 데이터의 논의, 투구 폼과 느낌 등을 다루며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사키 반응이 워낙 좋아 그가 떠날 때 토론토 구단은 다저스가 어떤 이점을 가지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샌디에고 구단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스타 3루수 매니 마차도는 집으로 사사키를 초대해 모임을 가졌다. 사사키는 일본 요리사가 만든 친숙한 식사를 대접받았다. 이 자리에는 샌디에고의 미래인 21세 잭슨 메릴과 18세 포수 에탄 살라스가 함께 했다. 또 샌디에고에는 독보적인 지식을 지녀 사사키의 멘토로 꼽히는 다르빗슈 유(38)도 있다.
두 구단의 움직임에 압박을 느낀 다저스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다저스의 소수 지분을 보유한 공동 구단주인 피터 거버의 벨 에어 홈에서 사사키와 자리가 마련됐다. 사사키를 보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타미 에드먼 등 다저스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출동했다. 심시어 오타니는 사사키가 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키우는 네덜란드 혈통의 데코이 품종인 쿠이커혼제를 이 자리에 데려갔다.
뿐만 아니다. 사사키를 향한 다저스의 짝사랑은 세상이 그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던 6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17세 고교선수를 보기 위해 고등학교 경기장을 찾은 다저스 관계자는 관중석에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앉아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다. 사사키의 빠른 공은 정기적으로 100마일(161km)에 달했고 오른팔은 자연의 소용돌이치는 힘을 발휘했다. 다저스는 열광했고 팀 관계자들은 "사사키가 결국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서로에게 말했다.
오랜 인연과 지극정성에 감복한 사사키는 결국 다저스를 택했다. 야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일본에서 다저스가 지닌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사사키는 공식 입단식에서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라며 다저스행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