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청산 위험…"레버리지 상품 손실 유의"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8일 자사가 발행한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의 조기청산으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 ETN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곱버스로 설계된 만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경우 두 배의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개인투자자 피해도 증가
문제는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면서 수출길이 막혀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서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까지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천연가스 100만Btu의 가격은 6.36달러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과 반대로 곱버스 상품은 하향세를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2125원에 거래되던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이달 8일 1565원으로 26.4%(560)원 급락했다.
ETN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 몫이다. 개인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13일 연속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를 사들였다. 총 순매수액은 250억72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하고 있는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에는 81억7900만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조기청산 사유는 없지만 신한금투의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도 조기상환의 위험이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상품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곱버스 ETN 상품의 조기청산 및 조기상환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충고한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난 2020년 4월 벌어졌던 초유의 유가 마이너스 사태와 같은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전액 손실을 입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는 전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유럽은 40%가량 이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적 충돌로 번지면서 유럽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만큼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