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운항재개 대비 신규노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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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막혔던 일부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정부가 운항 허가를 순차적으로 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 간 승인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기준 국토교통부로부터 일본, 중국, 러시아 등 10여 개국 총 40여 개 노선 허가를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막혔던 노선에 다시 취항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다.
최종적으로 운항 허가를 받아야 실제로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 현재는 방역 문제 때문에 정기 운항 허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지만, 국가별 여행 규제 완화가 빨라지면서 국내 항공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한 번에 운항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당장 정기 노선을 띄울 순 없어도 서둘러 노선 허가를 받는 이유다.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김이배 사장이 주력하는 경영전략은 수익구조 다변화와 기존 사업 모델의 경쟁력 강화다.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인 김이배 사장은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5월 대표이사에 올라 항공사업 위기를 버텨왔다.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김이배 사장 영입 이유를 항공사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을 만큼 위기에 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34년 경력의 항공 분야 기획·재무 전문가인 그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가장 힘주는 부분은 화물운송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여객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오는 6월까지 완료해 본격적으로 항공 화물 운성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매출 가운데 화물사업 비중은 0.5%(2020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화물 전용기 도입을 계기로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시장 경쟁력 선제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제한성 있는 국제선 26개 가운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의 추가 슬롯과 운수권 획득을 통해 진입 가능하다. 보유 기재 수가 지난해 말 기준 39대로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제주항공이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 중에서 자본잠식 리스크가 가장 낮고 1위 LCC로서 외형에서 오는 지렛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운수권과 슬롯 일부를 제한하면서 반사이익 가능성도 가장 크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과 유상증자 등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급한 불도 껐다. 정부가 당초 이달말 종료 예정이던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줄었다. 인건비를 포함한 항공업계 평균 고정비는 전체 영업비용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무상감자와 영구채 발행, 유상증자를 연이어 단행하면서 2000억원대 자금을 확충, 자본잠식 우려도 잠재웠다.
수익성 개선 노력에 제주항공 주가도 국내 항공사들 중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 제주항공의 이날 종가는 2만450원으로 지난달 25일 대비 한 달 만에 32.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가 20.7% 올라 뒤를 이었고,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이 10%대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9.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