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과 전 2017년 170만t의 74%
미, EU산 철강 92%에 관세 철폐...중국 대응 성격
쿼터제 선택 한국산 철강 경쟁력 약화...미, 협상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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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를 대폭 철폐했었다.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해 불리한 입장에 처한 한국과의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오는 4월 1일부터 일본산 철강 제품 중 연간 125만t에 대해 현재 적용하는 25% 관세를 철폐하고, 이를 넘어선 물량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TRQ)를 적용하기로 일본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125만t은 2018년과 2019년 일본산 철강 미국 수입량의 연간 평균이다.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전인 2017년 170만t의 73.5%에 해당한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일본산 철강 수입량은 110만t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EU와 기존 관세 면제 약 100t에 330만t을 추가한 총 430만t의 EU산 철강 수출품에 대해 25%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고, 이는 올해 1월부터 발효됐다.
2017년 영국을 제외한 EU의 대미 철강 수출량 470만t의 91.5%로 바이든 행정부의 조처는 EU산 철강에 대한 사실상 전면적인 관세 철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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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지난해 EU와의 해결과 결합돼 우리가 철강 부문에서 중국의 반경쟁적·비시장적 무역 조치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10월 31일 철강·알루미늄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할 글로벌 협정을 추진키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 협정이 중국과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의 시장 접근을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미국과 EU의 합의가 철강·알루미늄 생산 세계 1위인 중국 등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국이 EU에 이어 일본과 철강 관세를 대폭 철폐하기로 합의에 따라 쿼터제를 택했던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함께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대미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에서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한국과의 협상 개시를 촉구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