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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전원회의(심의)를 개최한다. 공정위가 조건부 결합을 승인하더라도 미국·유럽연합(EU) 등 7개 해외 경쟁 당국 심사가 아직 남아있다.
공정위는 독과점 문제를 들어 유럽·중국 등 알짜 노선에 대한 슬롯(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권리)이나 운수권을 이전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단거리 운항만 하던 LCC에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보잉사의 B737-MAX를 내년 들여올 계획이다. 업계 화두인 대형기 도입과 장거리 노선 취항에 발맞춰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코로나19 충격에 수익 다각화 필요성을 절감한 제주항공은 LCC 최초로 항공기를 도입해 화물 운송 능력을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물사업 인력도 충원한다. 오는 13일까지 화물사업기획·화물영업·화물운송 등 세 부문에서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운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어버스의 중대형기 A330-300기종 3대를 연내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할 방침이다. 진에어의 경우 이미 대형항공기 B-777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장거리 운항 경험이 부족한 LCC가 시장 경쟁력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간 LCC는 정비 인프라, 안전 투자 부족으로 안전사고가 잦았다.
각 항공사 이용객 100만명 당 피해(운송불이행 등) 구제 접수 현황을 보면 LCC가 대형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기준 에어서울(30.5건)이 가장 많고 제주항공(7.6건), 티웨이항공(7.2건), 진에어(5.5건), 아시아나항공(4.6건), 대한항공(3.3건), 에어부산(3.2건) 순이다.
최근엔 항공기 점검 과정에서 기체 손상을 인지하고도 1~2회 추가로 운항해 지면 접촉 사고를 일으킨 한 LCC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과징금 7억1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은 유럽 등 먼 거리 해외에서 기체 결함 시 운항 지연을 막기 위해 여분의 항공기를 투입한다”며 “항공편이 적은 LCC는 대체기가 부족해 안전 문제에 취약하고 현지 항공 정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거리 이용객의 요구사항이나 만족도는 단거리 이용객과는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그에 맞는 서비스 노하우가 없어 당장 시장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CC는 지난해에도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3125억원), 진에어(-2032억원), 티웨이항공(-1557억원) 등 국내 LCC 대부분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