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 올해 전세계 반도체 투자의 43% 차지"
"24년까지 200억달러 투자 인텔, 삼성·TSMC 경쟁엔 매년 300억달러 필요"
"중, 반도체 투자, 삼성의 2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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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인사이트는 연구보고서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24년까지 200억달러(22조58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지만 인텔의 투자액은 아시아 거대기업 삼성과 TSMC와 충분히 대결하기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들은 성공의 합리적인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연간 최소 300억달러를 써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일본 영자경제지 닛케이(日經)아시아가 4일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보고서가 생산기술과 생산능력 면에서 삼성과 TSMC에 필적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미국·중국·유럽연합(EU)이 필요로 하는 최소 비용을 언급했다며 일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는 IC인사이트가 아마도 일본을 주요 국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텔은 미국·유럽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 2곳에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닛케이아시아는 삼성과 TSMC가 지난 20년 동안 세계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왔고,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이러한 과점의 부정적인 영향 중 하나라며 미·중 경쟁으로 인텔의 대규모 투자가 촉발됐지만 삼성과 TSMC와의 격차를 줄이는 전략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IC인사이트는 삼성이 2010년 이후 세계 최대 반도체 투자기업이고, TSMC와 함께 올해 전 세계 총투자 지출의 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텔은 2위인 TSMC를 간신히 따라잡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전략도 한국과 대만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IC인사이트는 중국의 공적·민간 부분이 2014년부터 반도체 제조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왔고, 최소 5년 동안 매년 300억달러로 추정되는 야심적인 투자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중국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의 총 자본지출은 447억달러(50조4700억원)였는데 삼성은 같은 기간 그 2배 가까이 투자했다고 전했다.
자금조달뿐 아니라 공급망·무역마찰 등 다른 장애물도 있다.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지난달 30일 “모든 주요국이 인프라와 안보 목적으로 반도체를 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지만 모든 공급망을 완전히 되돌리고, 완전한 자립을 시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결국에 추가적인 설비는 이득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다른 부품의 부족은 생산 설비 문제라기보다 공급망의 불균형, 불확실성과 더 관련이 있어 결국 모든 국가가 추가적인 반도체 생산 설비를 짓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은 충분히 투자한다고 해도 무역 문제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 장비 중 일부를 구매할 수 없는 것이 확실한 장애가 될 것이라고 IC인사이트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EU가 파운드리 비즈니스에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어떤 방향도 밝히지 않았고, 일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이 신문은 경제산업성이 해외 반도체업체 공장을 유치해 일본 내에서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이러한 시도가 결과를 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미국·중국·대만 반도체 기업이 일본에 대형 공장을 짓는 단점을 감수할 가능성이 낮다며 일본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분야인 반도체 제조 장비나 소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SMC는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筑波)에 연구개발(R&D)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약 1억8900만달러(213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이는 TSMC로서는 적은 액수라고 닛케이아시아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