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육군성 '개명 불가'서 '초당적 논의에 오픈" 변화
트럼프 대통령 "개명, 고려조차 안해"...공화, '개명 의무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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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힐은 상원이 전날 비공개 호명 투표로 진행된 국방수권법(NDAA) 최종 심의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을 승인했다며 개정안은 국방부에 남부연합 명칭을 없애는 데 3년의 시한을 주기로 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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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의원은 개정안 발의와 관련, “우리 군사 시설에서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헌사를 끝낼 때가 한참 지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방의사당 내 설치된 남부연합 지도자 동상 철거와 관련, 전날 “동상들이 유산이 아니라 증오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민주당 애드리아노 에스파이아트·드와이트 에번스 하원의원은 지난해 8월 연방 공공부지에 남부연합 상징을 만들거나 표시하는 데 연방 재원 사용을 금지하고, 국방장관이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딴 육군 시설을 개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입안했다.
아울러 하원은 지난해 12월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의원이 입안한, 군 자산에 남부연합을 예우하는 명칭 지정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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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9일 남북연합 장군 이름의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언급은 기존 입장에서 180도 전환한 것이다. 국방부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각 군의 시설은 우리 군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
를 차지하고 있는 군인의 이름을 딴 것”이라며 “따라서 역사적 명칭은 주의나 이념이 아닌 개인을 대표한다”고 했고, 육군성은 지난 2월 남부연합 지휘관들의 이름을 포함해 어떤 기지 명칭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8분 46초간 ‘목 조르기’ 폭력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인종차별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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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기지가 위대한 미국의 역사적 유산이라며 개명을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즉각 제공을 걸고 나섰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위치에 있고,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을 꺼리는 만큼 이번 개정안은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폐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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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위 소속 조쉬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개정안에 반대했다”며 “의회가 우리 기지와 군사 시설의 이름을 바꾸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반면 군사위 소속 태미 더크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협을 ‘비열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현 오벌오피스(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입주자는 흑인을 소유하고 팔고 죽이는 그들의 능력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무기를 든 반역자들에 대한 미국 군대의 예우를 중단하는 것에 대한 고려조차 거부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백악관이 이 문제로 우리 병력의 임금 인상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위협하는 것은 완전히 비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의 공방 속에서도 미군 내 남부연합 흔적 지우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전날 해군 시설과 함정·항공기·잠수함 등에 탑재된 모든 공공 공간과 업무 구역에서 남부연합기(旗) 문양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제정하기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해병대는 지난 5일 기지에 남부연합기를 기지 내에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