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기지 명칭 논의에 트럼프 대통령 "위대한 유산, 개명 고려 않해"
남부연합 동상 철거 시작, 사령관 로버트 리 동상 철거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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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 변경과 동상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9일(현지시간) 남북연합 장관 이름의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의 역사적 유산이라며 즉각 제공을 걸고 나섰다.
◇ 트럼프 대통령 “미군 기지 이름 변경, 고려도 않해...미국 유산·승리와 자유의 역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을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 브래그·텍사스의 포트 후드·조지아의 포트 베닝 같은 우리의 전설적인 군사 기지 10곳의 이름을 고쳐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내 행정부는 이 장엄하고 전설적인 군사 시설의 개명을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미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1865년까지 4년 동안 북부군과 남북전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비적이고 매우 강력한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이자 승리와 자유의 역사가 돼 왔다”며 “미국은 이 신성한 땅에서 ‘영웅’을 훈련시키고 배치했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서의 우리 역사는 함부로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군을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들 기지에서 훈련받고 해외에 파병돼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절대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며 의회가 관련법을 처리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도 역사에서 지워야 하냐고 반문하면서 노예제 폐지 이전에 이들이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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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군 내 남북연합의 흔적 지우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군은 이날 해군 기지와 선박·비행기에 남부연합기(旗) 문양 사용을 금지했다. 해병대는 지난 5일 의복이나 컵·자동차 스티커 등에 이 문양 사용을 금지했다.
육군의 경우 남부연합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버지니아주의 기지를 비롯해 존 벨 후드, A.P. 힐, 브랙스톤 브랙 장군 등의 이름을 딴 기지가 10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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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지뿐 아니라 미 전역에 설치된 남북연합 동상 철거 운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랠프 노섬 버지니아주 지사는 3일 주도인 리치몬드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바 스토니 리치몬드 시장은 ‘모뉴먼트 애비뉴’의 네 개의 남부연합군 동상을 철거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앞서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는 2일 남부연합 군 기념비를 철거했다. 또 앨라배마주 버밍엄은 115년 역사의 남부연합 병사와 해군 기념비를 2일 철거했고, 남북연합군 장교 출신으로 버밍엄의 창설자인 찰스 린의 동상은 시위대에 의해 파손됐다.
아울러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는 1960~70년대 흑인과 동성애자를 탄압해 인종차별과 억압의 상징으로 비판받아온 프랭크 리조 전 시장의 동상을 3일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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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스턴은 영국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던 브리스틀의 무역회사 임원으로 일하면서 아동을 포함한 아프리카 남녀 8만여명을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로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은 콜스턴이 1721년 사망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 등을 기리기 위해 1895년 세워졌고, 이후 철거 논란이 지속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