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시작으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는 첫단추를 꿰기로 했다.
또한 이에 앞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철도현지공동조사가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한반도 종단철도, 교통혁신·신성장동력”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그간 긴장감만 감돌던 땅에 평화의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역사적 의미를 뛰어넘는 큰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북한과의 단절로 그간 섬처럼 고립됐던 남한 교통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며, 이로 인한 새로운 경제성장동력 역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동해선 등의 연결로 한반도 종단철도 운행이 실현된다면 한국 철도는 북한을 통해 중국 횡단철도(TCR), 러시아철도(TSR) 등으로까지 뻗어, 한국 철도의 오랜 꿈인 유라시아 대륙철도 편입까지 달성하게 된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영국까지 가는 게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한국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할 경우 물류비용은 해운 수송의 5분의 3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저렴해진 물류 비용을 발판 삼아 중국, 러시아, 유럽 등과의 교역을 더 활발히 할 수 있는 문이 열리는 셈이다.
이미 CJ와 같은 국내 기업들은 이런 효과를 감지하고 중국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한 물류 사업을 시작했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2030년 기준 경의선(서울~개성~사리원~평양~순천~신의주)은 1억9321만톤, 동해선(속초~고성~원산~고원~함흥~김책~청진~나진)은 1억1146만톤의 철도수송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북한의 철도수송 추정치가 한해 1억1481만톤임을 고려하면, 남북 철도 연결시 남북, 한·중·러, 북·중·러간 철도 화물 수송량은 3배가량 늘게 된다.
◇“경의선, 관광·광물에서만 30년간 140조원 경제효과”
무역을 포함한 남북철도 연결의 경제 창출효과는 막대하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은 전략혁신기획단장은 경의선이 연결되면 향후 30년간 한국이 최대 140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140조원은 개성·신의주 등의 관광(87조4000억원)과 철강·아연·무연탄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3개 광물자원 수입 대체 효과(61조원)에만 국한해 산출한 금액이다.
앞서 언급한 교역 확대, 물류비용 절감 등까지 포함한다면 그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같은 경제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경의선·동해선·경원선 등 남북철도 연결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남한 건설단가 기준으로 약 37조58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남한이 자재와 장비 등을 지원하고 북한이 자체 노동력을 투입한다면 비용은 4조3000억원(경의선 9064억원, 동해선 1조7006억원, 경원선 1조7182억원)으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우리에게 상당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재원 조달·사업 사업 방식 등에 대한 면밀한 준비가 없다면 중국·미국 같은 강대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종원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인프라연구센터장은 “북한 주변에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자국 철도 발전 전략과 경제력을 갖춘 강대국들이 존재한다”면서 “이들은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북한 철도와의 연계 또는 북한 철도 개발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재원이 부족할 수 있는 우리 입장에서 이런 경쟁국을 상대로 북한 철도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방식과 재원마련 등의 면밀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