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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이 TF를 통해 북한은 물론 러시아까지 사업권을 두고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연해주 지역의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했으며, 현재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위치한 선양에 ‘선양 롯데월드’ 건설도 진행 중이다.
남북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호텔과 농장, 중국의 ‘선양 롯데월드’를 통해 북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칠성사이다 등의 제품을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폐쇄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다시 식음료 제품을 유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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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재가동을 무엇보다 바라는 곳은 패션업계다. 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취진위원장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신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포럼’에서 “북한으로의 진출은 봉제산업에 있어 제2의 판로개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절호의 기회”라며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국내 패션산업은 2011년 12%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패션시장의 주축인 남성복과 여성복이 부진에 빠지며 수년째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패션업계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뛰어난 손기술과 봉재력, 지리적 장점 등과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품질 좋은 옷을 생산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해외 곳곳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에서 인기 있는 ‘신라면’을 생산하는 농심도 내심 남북경협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과 평택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신라면을 북한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먹거리 제품 중 ‘라면’이 진출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CJ도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북한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단으로 참석한 후 “CJ는 북한의 식품 및 물류산업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대북 무상지원 품목에 포함된 밀가루와 조미료 등 필수 식료품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과 남북적십자회담·남북 이상가족상봉행사 물자 운송·구호물품 전달 등으로 북한사업 관련 경험이 있는 CJ대한통운이 북한 진출의 주요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에 봉착한 유통업체들이 북한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갈길은 여전히 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남북한 정치적 문제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등이 풀려야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 “현재는 북한 시장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에서 그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