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평화가 신경제동력]대북사업, 침체된 내수시장 활력소…유통가 “경제영토 북쪽으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81105010002240

글자크기

닫기

김지혜 기자

승인 : 2018. 11. 12. 08:59

유통업계가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이어 대북 경제협력의 불씨가 일면서 북한으로의 시장진출과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의 본격적인 추진은 한정된 국내 내수시장에 새로운 성장활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과 UN의 대북경제제재 등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이 선결돼야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불고 있는 ‘훈풍’ 기조에 업계도 기대하고 있다.

KakaoTalk_20181105_095447254
롯데는 북방TF를 구성하고 북한~러시아 연해주~중국 동북 3성을 아우리는 지역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사진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위치한 선양에 롯데가 짓고 있는 ‘선양 롯데월드’ 조감도.
롯데는 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6월부터 일찌감치 ‘북방TF(가칭)’를 구성하고 북한~러시아 연해주~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지역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오성엽 부사장(TF장)을 주축으로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의 임원 및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는 이 TF를 통해 북한은 물론 러시아까지 사업권을 두고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연해주 지역의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했으며, 현재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위치한 선양에 ‘선양 롯데월드’ 건설도 진행 중이다.
남북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호텔과 농장, 중국의 ‘선양 롯데월드’를 통해 북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칠성사이다 등의 제품을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폐쇄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다시 식음료 제품을 유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CU 개성공단점, 개성공단 2호점,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
업계 최초로 북한에 진출한 편의점 CU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신속히 재입주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2014년 12월 처음 북한에 문을 연 CU 개성공단점을 비롯해 개성공단 2호점,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
2004년 12월 ‘CU개성공단점’을 오픈하며 업계 최초로 북한에 진출한 편의점 CU도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신속히 재입주할 계획을 밝혔다. BGF리테일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편의시설로 ‘CU개성공단점’을 비롯해 ‘CU개성공단2호점(2007년 7월 오픈)’ ‘CU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2013년 4월 오픈)’ 등 총 3개의 점포를 모두 직영으로 운영한 바 있다.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무엇보다 바라는 곳은 패션업계다. 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취진위원장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신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포럼’에서 “북한으로의 진출은 봉제산업에 있어 제2의 판로개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절호의 기회”라며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국내 패션산업은 2011년 12%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패션시장의 주축인 남성복과 여성복이 부진에 빠지며 수년째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패션업계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뛰어난 손기술과 봉재력, 지리적 장점 등과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품질 좋은 옷을 생산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해외 곳곳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에서 인기 있는 ‘신라면’을 생산하는 농심도 내심 남북경협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과 평택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신라면을 북한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먹거리 제품 중 ‘라면’이 진출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CJ도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북한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단으로 참석한 후 “CJ는 북한의 식품 및 물류산업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대북 무상지원 품목에 포함된 밀가루와 조미료 등 필수 식료품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과 남북적십자회담·남북 이상가족상봉행사 물자 운송·구호물품 전달 등으로 북한사업 관련 경험이 있는 CJ대한통운이 북한 진출의 주요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에 봉착한 유통업체들이 북한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갈길은 여전히 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남북한 정치적 문제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등이 풀려야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 “현재는 북한 시장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에서 그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