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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제조업’ 위기 경보… 돌파 키워드는 ‘스마트’ ‘규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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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8. 11. 12. 06:00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각종 통계에서 전 산업 생산 부진과 경기 하강 시그널이 일관되게 포착되고 있어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했고 현재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기 하강국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도 75에 그쳤다. 수출·내수기업들이 내수부진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가 더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의미다.

정부도 제조업 부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달 중순 조선·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고도화 대책 발표를 공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부진 원인을 철저히 진단해 산업혁신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제조업 왜 무너지나… 차이나리스크·꽉 막힌 산업 구조

전문가들은 제조업 부진의 이유를 중국의 부상과 새로운 동력 부재에서 찾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자국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산업경쟁력연구본부장은 “2000년대 중국의 급부상에 우리나라 수출 구조가 바뀌지 못하고 발목이 잡혔다”면서 “중국이 이젠 물량공세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발빠른 성장을 하고 있어 중국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구조 고도화에 나서야 할 시기를 높은 중국 수출 의존도 때문에 놓쳐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하며 “신흥국은 벗어났지만 선진국까지 다다르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에 치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가장 여파가 큰 조선산업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조업이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품질까지 큰 차별화를 실현하지 못하면서 크게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세계 1위 반도체 산업만은 지켜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산업분석팀장은 “제조업 추락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 위주 수출 구조에 소홀해지고 있는 타 산업의 침체 문제”라고 지목하며 “주력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위기에 대한 문제를 정부 규제와 노사 갈등 등 내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노조문제, 지배구조 이슈는 기업들의 경영자원을 낭비하게 한다”며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관철은 고비용 저효율 산업구조를 초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 제조업 살리려면… 스마트하게 생산효율 높이고 규제 풀어 기업하기 좋게 해줘야

돌파 해법으로는 4차산업혁명과 스마트화를 통한 생산체계 혁신이 거론된다. 정 본부장은 “현재 인력 중심의 제조업이 스마트화되면 생산방식 변경이 쉬워질 수 있다”며 “이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해 생산체제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또 “스마트팩토리로 공장을 바꾸는 건 생산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넘어서 시장 연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빅데이터를 끌어모아 가치창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장과 연계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정민 팀장은 “수출고도화 사회에서 반도체가 내년에 둔화되는 걸 미리 대비하려면 차세대 산업을 이끌어 나갈 산업 수출품목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차이나리스크’를 벗어날 수 있도록 중국시장을 대체할 만한 새 시장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 개혁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미국의 경우 해외로 나간 생산거점을 다시 국내로 유턴시키는 리쇼어링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강력한 환경 규제 등 투자 족쇄로 사업장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량이 160만대에서 더 오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계 수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최근 전국 상의 회장단이 모인 자리에서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만 39번 제출하고, 대통령도 규제개혁을 말했지만 진전된 게 별로 없다”면서 “국내 규제는 기본권 침해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4차산업혁명에 대응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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