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중 관계 악화 이용해 최대의 이익 챙기려 해"
"중국, 통상 압력, 남중국해 문제 미 압박 위해 김정은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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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지도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인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신원에 대해 “동생(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아니며, 김정은 본인이 방문했다”고 확인했다.
SCMP는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 행렬이 이날 오전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나왔다가 2시간 후에 다시 돌아왔으며, 이후 차량 행렬이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지나 베이징역으로 향했다.
오후 4시경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을 떠난 후 댜오위타이 국빈관과 베이징역 등에서 펼쳐졌던 삼엄한 경계태세가 해제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할 때는 그 지도자가 중국을 떠난 후에야 방문 사실이 공식적으로 보도되는 것이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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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보도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베이징의 긴박했던 상황과 경비태세 등에 비춰볼 때 이번에 방중한 인물은 김 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명보에 따르면 수일 전부터 단둥 압록강 대교에서 북한 측이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와 유사했다. 전날 오후 단둥 기차역과 압록강 대교가 아예 봉쇄됐다.
중국 철도 당국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베이징역·톈진(天津)역·톈진서(西)역 등의 열차 도착 시각 연기 소식을 전했으나 열차 시간이 변경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26일 오후 3시 북한 대표단을 실은 전용열차가 베이징역에 도착했으며, 이를 영접한 것은 국빈호위대였다. 명보는 국빈호위대의 진용이나 경계 등급을 살펴볼 때 국가원수를 맞이하는 호위 진용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국빈호위대는 창안제(長安街)를 따라서 중국 정부청사가 밀집한 중난하이(中南海)로 향한 후 인민대회당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북한 대표단이 3시간가량 중국 최고 지도자와 회담한 후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보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면 이는 2011년 말 집권 후 처음이라면서 그동안 북·중 관계가 냉각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015년 9월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은 초대받았지만, 김 위원장은 초대받지 못했다”며 “지난해 11월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쑹타오(宋濤) 당 대외연락부장을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지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 방문은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중·미 관계 악화를 기회로 삼아 중국 방문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거두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북제재 조치를 완화하고 원조 확대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은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의 핵 포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대북제재 협조에도 불구하고 통상 갈등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미국의 압박을 받는 중국 측 초청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북한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이라며 북한 요청에 의해 방중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