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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업은 김정은…북·중관계 회복 이상의 다목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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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8. 03. 28. 08:15

北, 우군 확보로 대미협상력 극대화…유엔제재 따른 경제난 돌파구 필요
中, 한반도 정세 '차이나 패싱' 불식…무역전쟁서 北 카드 활용할 가능성
北최고위급 탑승 추정 특별열차 베이징역 출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탄 것으로 보이는 특대형 메르세데스-벤츠가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외신은 북한의 최고위급 사절단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방문 열차가 이날 오후 베이징역을 출발했다고 전했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의 이번 첫 북중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2011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 지역을 벗어난 첫 해외 방문이며 첫 국가 간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전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으로 사실상 북중관계 복원은 물론 향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이라는 전통적인 우군을 다시 찾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이 대북 강경파 일색으로 외교안보 라인을 재구성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중국과 빠르게 손을 잡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기에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상황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차이나 패싱’을 우려하는 중국의 이해 관계와도 맞아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최악의 상황에 놓인 북중 관계를 일거에 복원하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 복원은 한국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론도 필요하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전격적인 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해 북·중 관계가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중국의 환대는 이례적이다.

이번 방문이 중국 측의 초청 또는 북한 측의 요청에 이뤄졌는지에 상관없이 북·중 양측이 양국 관계 복원이 현 시점에서 매우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차이나 패싱’ 우려가 제기되는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해 왔다.

이에 중국이 북·미 대화 과정과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안전보장 프로세스에 적극 가담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중국 외교안보 라인과 관영 매체들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북·중 관계 복원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선 김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사형에 처한 후 붕괴된 북·중 ‘당 대 당’ 채널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다. 양국 모두 정부와 군에 대한 ‘선당(先黨)’ 노선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북한 카드’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강경 입장을 대변하는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2일 “중국이 한반도 문제나 이란 핵 문제 등 중·미의 현안 협력에서 미국에 압력을 가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반대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는 이번 방중을 통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체제 보장 등 국면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려는 중국 측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무엇보다 북한은 ‘김정은 궁중경제’마저 마비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든 대북제재 완화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원유 구입과 북한산 농산물 판매를 위해 민간 채널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문이 북한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는지 아니면 중국의 초청으로 성사됐는지에 따라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는데 다소 차이가 날 것”이라며 “이 인사가 베이징을 떠나면 중국 측이 외교채널을 통해 방문 전반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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