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경고한 날, 미국 고위관료 대만 전격 방문
시 주석 "영토 수호, 중화민족 근본이익, 분행 행위 실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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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에 잇따라 인공섬을 만든 이후 필리핀 항공기가 주변을 초계비행할 때마다 자기 영공이라고 경고하고 있고, 시 주석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위 관료가 대만을 전격 방문해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가장 예리한 대립각을 세워온 베트남은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대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유력지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시 주석의 발언이 향후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Arunachal Pradesh)주(중국명 짱난<藏南>)와 같은 지역들도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일간지 인콰이어러는 21일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우리 항공기가 중국 인공구조물 위를 초계비행할 때마다 중국으로부터 경고를 받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공 구조물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렌자나 장관은 “필리핀 항공기가 초계비행할 때마다 중국은 ‘중국 영공에 들어오고 있다’고 경고한다”며 “그러면 우리는 ‘아니다. 필리핀 영공을 통과하고 있다’고 응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서필리핀해(스프래틀리 제도를 포함한 남중국해 동쪽 해역) 등 영해에서 정기적으로 초계비행과 해양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전체 해역의 90%가 자기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이 안에 있는 암초들을 매립,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인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만도 남중국해 인공섬에 활주로를 비롯해 약 29만㎡ 규모의 영구 시설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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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과 대만 간 상호 교류를 촉진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후 수일 만이고, 시 주석이 20일 ‘영토 수호’ 의지를 천명한 후 알려진 것이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대만여행법에 따르면 미 고위 관리들은 대만으로 여행해 대만 공무원을 만날 수 있고, 대만의 고위 관료도 미국을 방문해 미 공무원들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한 후 가능한 대만과의 직접 교류를 피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이러한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측근인 천쥐(陳菊) 가오슝(高雄) 시장이 미 의원 및 관료 등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