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양국의 해상 합동 훈련인 ‘해상연합-2017’의 2단계 훈련을 다음 주부터 동해와 한반도 북동쪽 오호츠크해 인근에서 실시한다. 최근의 국제정세로 미뤄볼 때 지난 주 전격적으로 4기가 추가 배치된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사상 최고의 밀월관계를 과시하면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경계하는 미국과 일본의 해상 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다목적의 포석을 가진 훈련으로 보인다.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에 대한 견제 및 압박의 의미가 없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해상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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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다음 주부터 동해와 오호츠크해에서 양국 해상 연합 훈련인 ‘해상연합-217’을 실시한다. 사진은 지난해 실시된 훈련의 모습./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 군부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중러의 이번 훈련은 외견적으로는 지난 7월 22∼27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가 대치하는 발트해에서 실시된 1단계 훈련에 뒤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세 제재결의안이 통과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현실을 감안할 경우 그저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양국의 발표를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역시 한반도를 둘러싼 최근 정세 등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무래도 맞다고 해야 한다.
훈련에 투입되는 간단치 않은 중국의 전력을 봐도 이런 단정은 크게 무리하지 않다. 051C형 미사일 구축함 스자좡(石家莊)함과 보급함 둥핑후(東平湖)함, 호위함 다칭(大慶)함 등이 대거 투입된될 예정으로 있다. 이미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의 모 해군기지에서 지난 13일 출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해군 장교로 장기 근무한 후 전역한 바 있는 저우(周) 모씨는 “원래 이번 훈련은 2012년 이후 매년 실시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양국 해군의 유사시를 대비한 잠수함 구조, 대공 및 대잠 방어, 연합 구조 등을 위한 훈련으로 발표됐다”고 언급한 후 “하지만 역시 행간을 읽으면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한 미일의 행보와 관련이 있다. 사드 배치에 대응한 것이라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면서 훈련의 숨은 성격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훈련은 특히 중러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인근의 오호츠크해 일대에서 실시된다는 점에서도 나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과 미국을 동시 견제하겠다는 양국의 의도를 너무나도 분명하게 드러낸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로 볼 때 이번 훈련을 계기로 한미일과 중러의 외견적인 군사적 대치 국면은 아예 고착화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