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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특별중대보도에서 “탄도로켓 화성-14형은 4일 오전 9시(평양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되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 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ICBM 발사 전날, 친필로 직접 발사 명령을 내렸고, 이날 로켓 발사과정을 현지에서 직접 참관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40여 분간 930여㎞를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1시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줄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약들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촉구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이런 도발 감행한 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런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우리와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외교·안보 부처는 미국 등 우방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와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당국의 초기 판단으로는 이번 도발을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지만 ICBM급 미사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며 “ICBM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한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청와대에서 만난 자리에선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고 다시 한 번 압박 수위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중국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강력한 역할을 해야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이 가능하다”면서 중국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도 촉구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 도발과 관련해 “ICBM으로 확인되면 지금까지의 압박과 제재에 대한 강도가 훨씬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최대의 대북 압박과 제재를 하되 대화를 병행한다는 기조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부분”이라며 당장 대북 대화 기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북한이 한·미가 설정한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넘었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