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미국과 관계 중요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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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황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열린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의(ABAC)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 차기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황 총리는 “실제 세계무역기구(WTO) 분석에 따르면 일자리 감소 중 80%에 해당하는 대부분은 원인이 무역 자유화가 아니라 기술혁신”이라고 했다.
이어 “무역 자체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기술혁신에 따라 산업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하는데 지연된다”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무역이 가져오는 혜택을 국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가 무역을 통해 성장하는 사례를 발굴해 전파하자”고 당부했다.
황 총리는 자유무역으로 농업 등 실제 피해받는 계층과 관련해, 한국의 경우 ‘무역조정지원제도’를 통해 피해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융자·컨설팅 등으로 명품화에 성공시켰던 돈육업체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APEC 국가들도 이 같은 방안들에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황 총리는 “APEC 회원들은 무역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요소라 생각하고 자유화를 해 와서 경제통합에 진전이 있었고 한국도 무역을 토대로 경제발전을 한 나라”라며 “보호무역주의에 영합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맞설 수 있는 제도적 논리를 개발해 대응해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황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현 세계 상황에서의 자유무역과 투자에 대한 도전’을 주제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1세션에서 △경제체질을 위한 구조개혁 △서비스 산업 강화 △중소기업·소상공인 해외시장 진출 지원 △자유무역체제 수립 교섭 강화 등 4가지에 중점을 두고 발언할 예정이다.
황 총리는 또 칠레·콜롬비아·멕시코·페루 4개국 경제협력체인 태평양동맹 정상들과 APEC 회원국 정상들간의 비공식 대화에 참석해 양측 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Δ무역원활화 Δ중소기업 국제화 등을 제시하고 전자상거래 활용도 제고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총리는 최근 2년간 태평양동맹 4개국 모두를 정상 방문했고 멕시코를 제외한 3개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는 등 한국이 태평양 옵서버국으로서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에 황 총리와 함께 참석한 미국 측 인사는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른 검토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차기 트럼프정부에서 예상되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황 총리는 미국을 향한 폭언 등 막말 파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직접 만났던 사실을 언급하며 “보도에 나왔던 것처럼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 굉장히 온화했다. 특히 자신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시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황 총리의 ABAC 및 태평양동맹 정상과의 비공식 대화 참석과 관련해 “우리 정책을 소개해 기업하기 좋은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중남미 경제 핵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태평양동맹과 우리나라간 실질 협력을 발전시켜나가는 의미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