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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최순실 사태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정세균 국회 의장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정국 수습을 위해 10여 분간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의장님을 만나뵈러 왔다”면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총리가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약했다. 형식적으로는 책임형 총리지만 사실상 거국 중립 내각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도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조차도 김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해야 한다는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여야 정치권의 요구를 박 대통령이 전격 수용함에 따라 여야 영수회담 뿐만 아니라 향후 국정 정상화와 정국 향방이 주목된다.
일단 박 대통령이 국회를 전격적으로 찾아 정 의장을 면담한 것 자체가 앞으로 국회를 존중하며 여야 협치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이젠 야당의 선택과 수용이 중요하게 됐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찾아 국정 정상화와 정국 수습책을 일단 내놓았기 때문에 여야 영수회담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전격 방문한 취지와 관련해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큰 책무라고 생각해 이렇게 의장을 만나러 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정 정상화의 시급성과 관련해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면서 “수출 부진 계속되고 내부적으로 조선 해운 구조조정 본격화되는데 어려운 경제 위기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국회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의장은 “국회가 적임자 추천을 하면 임명을 하고 권한을 부여하셔야 하고 차후 권한부여에 대한 논란이 없도록 깔끔히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과의 면담이 정치적으로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정 의장이 다시 한번 총리 철회와 사실상 거국 중립 내각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한광옥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잘 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회의 정당들이 지혜를 모아 거국내각을 통한 위기극복을 해야 하고 정치문제는 의장단 보다는 정당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국회를 대표하는 정 의장이 공개적으로 거국 내각을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거국 내각 구성을 요구한 것이다. 거국 내각과 관련해 앞으로 여야가 어떤 협상을 할 지 주목된다.
정 의장은 “정당 간에 싸울 수도 있고 청와대와 국회 간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힘들더라도 국민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의 말씀은 정당에 잘 전달하고 정당들이 위기극복에 협력하도록 소통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의장은 향후 국회 추천 총리 후보와 관련해서는 “총리 후보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인물,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대통령도 안심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하지만 이런 인물을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당리당략을 벗어나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비우고 국민과 국가만을 생각한다면 해법이 나올 것이다. 사심 없이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어려운 걸음을 하셨다”면서 “힘든 시간이고 국민이 걱정이 많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의 위기는 국정의 위기이고 국가의 위기다”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럴 때일수록 민심을 잘 받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주말 촛불 민심을 잘 수용해주시고 그래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 의장은 “하지만 국가의 위기인 만큼 정당의 책임 있는 분들과 대화해서 지혜를 모으고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 점에 공감하면서 처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래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어제 전직 국회의장 여섯 분을 만났는데 다들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하지만 국가의 질서는 유지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국회도 협력해야 하고 동시에 대통령도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에게 “건강 잘 챙기시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