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 임명·수사기간 등 특검안 세부내용에 대한 원내대표간 합의가 남아 있지만 특검 자체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특검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최순실씨 국정개입 사태와 관련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요구를 전달받은 뒤 이정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최고위 입장을 들었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당의 제안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여당의 특검안 수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방송이 나간 이후 여당 내 비주류계를 중심으로 최순실씨를 반드시 국내 송환해 검찰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주류계들이 뚜렷한 반대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며 여당이 특검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7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원래 안건인 예산안에 대한 질문보다는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이 특검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런 국회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향해 “최순실씨에 대한 강제송환을 검토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김 장관은 “지금 소재파악을 해서 국내 강제송환 절차를 강구 중에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청와대의 보고서가 거의 매일 최순실씨에게 유출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해봤느냐”며 이 실장을 압박했다. 이 실장이 이에 대해 “해당 보도의 신뢰도를 확인해봐야 한다. 앞으로 확인해보겠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그러니까 비서실장을 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도 사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봉건시대’에나 있을법한 얘기라는 등 이런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현재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청와대 문건 유출·최씨의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는 등 수사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검찰에서도 기존 수사팀으로는 수사 범위에 한계가 있는 만큼 특검안 통과를 계기로 수사팀을 전면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특별검사 임명에 있어서도 야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사안 자체가 엄중한데다 성역없는 수사를 위한다는 명분을 제시하면 여당 입장에서도 딱히 반대할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