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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글로벌 경제 재진입도 저유가에 효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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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6. 01. 17. 14:31

유가 수출 수익 훨씬 적어질 것...시민들도 무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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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해제 ‘이행일’ 개시 선언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왼쪽)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행일 개시를 선언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한 경제·금융 제재가 16일(현지시간) 해제되면서 이란이 글로벌 경제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저유가로 인해 기대됬던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16일 이란이 글로벌 경제에 재진입해 자국 경기에 재시동을 걸게 됐으나 십여 년만 최저의 저유가로 인해 기대보다 훨씬 적은 수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2013년 핵 협상을 시작할 당시 이란 정부가 기대했던 유가 수출 수익이 훨씬 적어질 전망이다.

WP는 이로 인해 이란 정부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부흥도 한층 실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제재 전의 수준으로 원유 수출을 하기 위해 이란의 노후된 에너지 인프라를 복구시키는 데만 해도 몇년은 걸릴 예정이다.

게다가 저유가 기조는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로 인해 더욱 심화된다. 이란은 제재 해제 후 6000만 배럴의 기존 재고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측 석유수출국기구(OPEC) 대표는 16일 하루 산유량을 100만 배럴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시장 복귀에 국제유가가 20달러대 중반까지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외에 동결됐던 원유 판매 대금 등 이란의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됬지만 1000억 달러(약121조 5000억 원)로 알려진 해외 동결 자산에 대해서도 절반 가량은 빚을 정리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나머지 560억 달러의 자산이 어디에 쓰일 것인가에 대해 이란 내부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WP는 구체적인 지출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돈이 그대로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7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핵협상을 타결한 지 6개월 만에 빠르게 이행일이 선포된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월 총선을 앞두고 있고, 국가 재정의 사실상 고갈로 경제가 멈추다시피 해 협상에 속도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제재 해제로 고립에서 벗어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기 바쁘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이란의 직접 교역과 투자를 제한하는 금수조치 등의 일부 제재가 남아있어 이날 해제로 이란 경제가 급속도로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제법·수출 전문 미국 로펌의 파트너인 파르하드 알라비는 “이란은 핵 이슈가 불거지기 전부터 제재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과 이란과 사업을 할 수 있는 범위가 현재의 협소한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란인들이 제재 해제 소식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토요일이 한 주의 시작인 이란에서 평소처럼 바쁜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만 눈에 띄었을 뿐 테헤란 거리에서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하철로 출근하는 길에 NYT 기자와 만난 사무실 청소부 알리 쇼자는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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