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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카드로 남북관계 물꼬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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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아 기자

승인 : 2015. 11. 16. 18:1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번 주 방북…北 반응 없어
박 대통령, 국제무대서 대북지원·남북회담 언급
반기문 사무총장 G20 프레스콘퍼런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전(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갖고 파리 테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 물꼬를 트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 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유력한 대북소식통은 16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반기문 총장의 방북은 박 대통령과 완전한 교감 아래 의제조차 조율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 ‘통일 대박’론을 설파했을 때부터 박 대통령은 반총장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이 귀국하기 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것”이며 “김 제1비서와의 회동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북측의 요구안을 경청해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의 말대로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25일 유엔총회 방문차 뉴욕을 찾았을 당시 반 총장과 공식·비공식적으로 7차례를 만났다. 박 대통령의 뉴욕 첫 일정은 반 총장과의 만찬이었으며, 이 자리에선 ‘북핵’ ‘통일’ 등 한반도 현안이 주로 언급됐다.
박 대통령의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도 긍정적이다. 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 포기를 전제로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매년 630억 달러의 수요가 예상되는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출국 전날 외신 등 통신사 공동 인터뷰에선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연합뉴스는 유엔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반 총장은 이번 주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면담을 갖는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공식적으론 반 총장의 일정을 확인해 주지 않았지만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로 “사무총장은 언제든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남북 대화 가속화를 위한 노력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방북에 대해선 “지금 밝힐 내용이 없다(no further comment at this time)”라고 덧붙였다.

이번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남북관계도 급물살이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지금껏 8·25 남북고위급 합의의 후속 작업으로 당국회담을 위한 노력을 진행했지만 더디기만 했다. 북한은 당국 차원의 세차례 회담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정부 입장에서 꽉 막힌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남북 민간 교류는 활성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등 우리 방북단 30명은 이날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철길과 뱃길로 국내에 들여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 운송을 점검하기 위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이들은 17일 북한 나진항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 5월 반 사무총장의 북한 개성공단 방문이 북한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정부는 이날 공식적으로 반 총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고 관계 부처인 외교부나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들도 이날 일제히 입을 닫았다.

반 총장이 북한을 방문하면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선 세번째 방북이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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