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장은 이 자리에서 “연금제도가 설계 때 예측과 달리 평균수명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재정부담으로 개혁은 불가피하다”면서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처장은 또 “공무원 노조와 파트너라는 인식을 함께 하고 충분히 참여하면서 논의를 발전시켜 가겠다”면서 “현장 공무원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고자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연금 개혁 동참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류영록 공노총 위원장은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해 주무 부서인 인사혁신처가 이해당사자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순회 공청을 하면서 인사혁신처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공무원들의 대상으로 직접 설문 조사한 내용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100개 항목에 가까운 연금 개혁 관련 설무 내용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공무원 노조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연금은 연금답게 목적성을 갖고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재정 적자만 갖고 논할 얘기가 아니며 논하자면 정확히 재정추계가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국회가 만든 논의의 장인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연금 개혁을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정확히 해 나가야 한다”면서 “연금을 연금답게 해야지 막 밀어 붙이면 안된다는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앞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한 노조의 활동 방향에 대해 “연금은 원칙과 근거에 의해 정확히 판단해서 개혁이 필요하면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집이 흔들렸으면 뭐가 흔들리는 것인지 가장 기초적인 지질과 지축부터 조사를 해야지 무조건 위에서부터 갈아 치우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위원장은 “무슨 문제가 있으면 그 근본적인 것부터 점검해야 한다”면서 “지금 국회의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노후소득보장도 중요하지만 재정추계검증을 제대로 하고 나서 그 다음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공무원 연금 개혁안이 언제 나오냐는 질문이 많지만 세대 간 지속성과 가장 중요한 재정적자, 재정추계 검증을 하다보면 이렇게 급하게 될 수가 없는데 왜 이렇게 밀어 붙이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류 위원장은 “정말로 정부나 새누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을 하려면 좀더 시간을 갖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하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금 무조건 시간을 정해 놓고 밀어 붙이고 있어 갑갑하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만약 제대로 검증도 안하면서 밀어 붙여 연금 개혁을 끝낸다면 그것이 무슨 개혁인가? 개악이다”면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어떤 연금 개혁을 도출할지 모르겠지만 만일 원칙에 벗어나고 일방적인 개혁을 하면 대정부 정권 퇴진 운동까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5백만 공무원 가족들의 노후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상황을 보면서 오는 28일 공투본 차원의 결의대회와 앞으로 대응 수위, 활동 방향이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노총이 공개한 설문 조사 내용을 보면 “약간 더 내고 그대로 받거나, 많이 더 내고 많이 더 받는 쪽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행 월소득의 7%인 공무원 기여율(보험료율)은 1% 포인트만 인상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기초제시안은 재직자에 대해 3% 포인트를 인상해 월소득의 10%까지 기여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금지급률은 현행 1.9%를 고수해야 하지만 1.7~1.8%까지 소폭 인하는 감내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기초제시안은 재직자에 대해 1.5%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설문에 답한 공무원들은 국민대타협기구에서 공무원 처우 개선 문제도 함께 논의하며 관련 법제도 개선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공적연금 강화를 목표로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각계 200여개 단체가 연대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 발족돼 공무원 연금 개혁의 또 다른 변수로 급부상했다.
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후의 존엄과 권리, 소득보장을 위해 공적연금 강화 운동을 벌이겠다”면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독보적 1위이고 고령자의 소득수준이나 소득불평등 역시 최하위권인데도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공적연금은 너무나 취약하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공적연금 강화,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와 사각지대 해소, 가입자의 이해를 중심으로 한 국민연금기금운용 재편방안 모색, 기초연금제도 개편 등 4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국민행동은 “공적연금의 실질적 주인인 노동·여성·노인 등 각계 단체들이 연대해 국민의 노후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