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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실 설치기준 알쏭달쏭… 커피전문점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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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승인 : 2015. 01. 08. 06:00

의자·탁자 금지하지만 고객 편의 고려 설치가능 '애매모호'
탐앤탐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 설치된 흡연실에는 탁자 5개가 설치돼 있다./사진=남라다 기자
“구청을 통해 알아보니 흡연실의 경우 의자는 설치해도 된다고 했는데…” (엔제리너스커피 가맹점 A직원)

“탁자는 가능하지 않나요? 본사에서 내려온 고지에 ‘의자나 탁자 중 하나는 설치해도 된다’고 나와 있던데요.” (탐앤탐스 가맹점 B직원)

커피전문점이 지난 1일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금연 구역 지정제’를 둘러싸고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가 금연구역 지정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엇박자를 내고 있어서다.

본지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일대 커피전문점들을 조사한 결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바뀐 금연구역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곳이 대다수였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커피전문점 등 음식점 금연을 전 매장으로 확대하면서 예외적으로 흡연실을 설치한 경우에는 허용했다. 취식이 전면적으로 금지된 흡연실은 커피 등 음식을 들고 들어가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의자나 탁자의 설치는 금지됐으며, 서서 담배를 피우는 형태를 띠도록 했다.

하지만 흡연실의 설치 기준을 규정한 시행규칙의 해석 차이로 인해 영업 일선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시행규칙에 따르면 흡연실에서는 재떨이 등 흡연을 위한 시설 외에 노트북 혹은 탁자 등 영업 설비를 설치할 수 없다. 다만 의자나 탁자를 설치하는 것이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면 설치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해를 낳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내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의 흡연실에 대형 의자가 설치돼 있는 모습./사진=남라다 기자
실제 엔제리너스커피 가맹점은 어른 3~4인용 대형 의자 두 개가 설치됐으며, 탐앤탐스의 한 가맹점은 재떨이가 한 개씩 놓인 탁자 5개가 비치됐다. 그뿐만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SPC의 파스쿠찌 가맹점은 대형 탁자와 간이탁자 2개가 더 설치돼 있었다. 이 모두 엄연히 법 위반이라는 게 해당 관할구청의 설명이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흡연실 내 의자나 탁자 설치는 모두 위법”이라며 “다만 기존에 설치돼 있는 붙박이 의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의자나 탁자가 설치된 가맹점이 어디인지 되묻기도 했다.

더욱이 정부의 홍보 부재도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법을 위반한 설치물들은 차후에 모두 철거해야 해 정부의 미숙한 행정에 이중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커피전문점 업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 본사 관계자는 “서울 등 지자체들의 흡연실 설비 기준이 달라 직원들이 알아보고 있지만 각 구청마다 요구하는 게 제각각인 것으로 안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지침도 못 만들고 점주들이 직접 정보를 찾고 있는 실정이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커피전문점 가맹본사는 일반적인 법 적용을 고려해 가맹점주들에게 ‘의자나 탁자 중 하나는 설치가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려보냈으나, 5개 탁자를 설치해 당국의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매장의 면적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규칙을 정할 수 없어 ‘영업 시설은 설치할 수 없다’는 용어를 썼다”면서 “다만 지자체에 재량권을 부여해 업주의 의도나 매장 크기 등을 고려해 단속에 나설 것이다. 그렇더라도 흡연실의 취지인 흡연만 하고 나올 정도의 시설이어야지, 도를 넘는 의자와 탁자를 설치한다면 단속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3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단속과 홍보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남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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