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냉경열(政冷經熱·정치는 차갑지만 경제는 뜨겁다)’이라고 불리던 한·중관계는 이제 ‘정열경열’의 시대를 맞이했다.
수교 22년만에 급진적으로 발전한 양국의 경제협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신 성장동력 협력을 통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체제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 실크로드 경제벨트’ 전략은 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은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新)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은 실크로드 선상에 있는 국가들의 경제권을 하나로 엮는 구상으로 중국의 키워드인 ‘중국몽(中國夢)’으로 통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카자흐사탄의 한 대학 강연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만들어 공동번영과 협력의 시대를 열자”며 실크로드 경제벨트 전략을 언급했다.
그 후 18기3중전회와 국무원의 ‘정부공작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됐다.
시 주석은 2014년 소치올림픽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연결 문제에 대해서 전략적 합의를 한 바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유사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 등의 정신을 담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부산~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와 전력·가스 등의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두 정부의 정책적 지향점이 유사한 만큼 협력의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를 수단화하고 있는 중국 중심의 경제권에 우리가 흡수될 것을 우려하며 섣부른 접근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중 FTA의 실질적인 진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높은 수준의 한중 FTA 체결을 목표로 한다“면서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양국은 한·중 FTA 11차 협상을 통해 공정거래를 비롯한 관련 법규의 일반 원칙에 합의하고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또 한·중 양국 국민의 영사보호 강화를 위한 영사협정을 체결하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10여개의 협력문건에 서명한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한·중간 급증하는 교역량과 금융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양국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협력·지원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시장운용을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