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발인한 사고 희생자 누나의 어린 동생 애타게 누나 찾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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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난 뒤에도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마지막을 절대 잊지 않기 위해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은 꾸준했다.
7일 경기 안산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6600여명(누계 26만4000여명)의 추모객들이 조문을 다녀갔다.
경건한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조문 전 대여섯명의 유가족이 들고 있는 ‘내 아이 보고 싶어 피눈물이 납니다’ , ‘밥도, 잠도, 물 한 모금도…’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읽으며 눈가에서 손수건을 떼지 못했다.
조문을 마친 추모객들은 닷새째 진행 중인 유가족 서명운동에 이름을 적고 이어 추모메모 부스로 이동해 희생자들에게 못 다한 한 마디를 남겼다.
이날 오전 11시10분 단원고 희생자 박모양(17)의 유가족을 실은 두 대의 버스 차량이 분향소 안으로 들어섰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발걸음을 분향소 안으로 옮긴 유가족은 담담히 조문하다 끝내 오열했다. 분향소 바깥으로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자 자원봉사자들의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누나의 영정을 앞에 두고 처연하게 울던 어린 동생은 “누나! 왜 여기 없고 거기 있어? 왜 거기 있어!”라고 소리치며 한참 동안 “너무 보고 싶어 어떡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경기 일산에서 온 이모씨(여·28)는 “분향소 안의 빈자리가 점점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가슴 아프다”면서 “유가족 여러분들 가슴 속에 이번 사고가 평생 남겠지만 하루 빨리 슬픔에서 벗어나 남은 분들의 인생도 값지게 추슬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가족을 남겨두고 먼저 떠난 희생자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들어 따스한 햇살이 분향소에 내려앉으면서 추모객들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서명운동 및 침묵시위를 벌이는 유가족의 수가 늘었다.
분향소 출구 쪽에서 추모객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 참여를 호소하던 한 유가족은 “어려운 발걸음 헛되지 않게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안성에서 온 국중희씨(여·54)는 “연휴기간에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아 오늘 꼭 시간을 내서 분향소를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곳에 와 사고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가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내 장례식장 6곳에서는 단원고 희생자 10명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사고 희생자 229명(학생 198명, 교원 5명, 일반인 26명)의 영정과 227명(학생 196명, 교원 5명, 일반인 26명)의 위패가 봉안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