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
아시아투데이 우남희 기자 = 단역이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변함없이 초심을 유지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배우가 있다. 바로 오정세다.
오정세는 영화 ‘거울속으로’, ‘시크릿’, ‘쩨쩨한 로맨스’, ‘코리아’ 등에서 단역, 조연 상관없이 개성강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소화해내 ‘신스틸러’로 호평 받았다. 그런 오정세가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로 데뷔 17년 만에 첫 주연작을 내놓게 됐다.
‘남자사용설명서’는 존재감 없던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가 100% 성공률을 보장하는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톱스타 이승재(오정세)를 유혹하게 되면서 매력적인 여성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로맨틱코미디’ 혹은 ‘B급 코미디’가 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도 저도 아니면 위험할 것 같았죠.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장르가 잘 어울리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오겠다는 기대감이 있어 선택하게 됐어요. ‘독특하기만 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관객들이 즐겁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뻐요.”
오정세는 이번 영화에서 소심함과 찌질함을 겸비한 마성의 대한민국 톱스타 이승재 역을 맡았다. 그가 이 캐릭터에 발탁됐을 때 주변에서는 물론 스스로도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그는 ‘톱스타’보다는 ‘배우’로서의 이승재, 오정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까칠하게만 연기하면 비호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호감으로 비춰질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래서 승재가 몇 십 년 동안 꿈을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진실 되게 그리려고 했어요. 이건 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승재가 보나 앞에서 춤을 추고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로서 참 애잔했어요.”
“스킨십 장면, 육체적인 관계 이후 달라지는 남녀의 시각 등이 많이 공감됐어요. 승재가 보나에게 ‘밥 먹자’라는 말을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툭 내뱉은 말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도 그렇고요. 남녀 다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밸런타인데이 시즌을 넘어 내달 화이트데이까지 영화가 롱런하면 얼마나 좋을까요.(웃음)”
오정세는 ‘남자사용설명서’가 첫 주연작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내려고 했다. 무엇보다 캐릭터, 작품을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보나의 아기자기한 방을 보여줌으로써 톰보이만 같던 그를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오정세의 생각이다.
“원래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10개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중 2개 정도만 감독에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는 감독에게 ‘다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어요. 영화에 반영되면 좋고, 안되면 감독이 내 아이디어를 발판삼아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 대사도 제가 직접 썼어요. 인터넷에서 ‘가장 닭살 돋는 대사’를 검색해서 ‘나는 바보’라는 대사를 넣게 됐죠.”
오정세는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해 ‘거울속으로’, ‘시크릿’, ‘쩨쩨한 로맨스’, ‘시체가 돌아왔다’, ‘코리아’ 등에 출연해 커리큘럼을 쌓았다. 올해에는 박유천 윤은혜 주연 드라마 ‘보고싶다’를 통해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17년 동안 영화를 찍었음에도 대중들이 저를 잘 못 알아보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승재 연기가 좋았다면 그게 끝, 이후로 대중들 머릿속에 없어져서 매번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가길 바라요. 주연, 조연 상관없이 계속해서 즐기면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