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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춥고 배고프고 어둡고…’ 이재민, 공포에 떨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춥고 배고프고 어둡고…’ 이재민, 공포에 떨고 있다

기사승인 2011. 03. 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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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파괴로 구호물품 보급 지연…구호품 부족 시달려
정희영 기자] 일본 북동부지역 주민들은 강진과 쓰나미 공포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추위와 배고픔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또 인근 도로가 파괴되면서 구호물자 보급이 지연돼 이재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미야기현 청사에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피난 나온 이재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은 일순간에 가족을 비롯해 모든 재산을 잃었다는 충격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피난민들은 구호단체가 보급해준 담요 몇 장에 피곤에 지친 몸을 의지하고 있으나 추위를 떨쳐버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학교 등 다른 피난처에는 난방과 전기가 제공되지 않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는 등 불편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 한 켠에는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대부분 불통이지만 간혹 통신 사정이 괜찮을 때 가족들과 문자라도 주고받기 위해서다. 지진으로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휴대전화 문자가 유일한 연락 수단이 되고 있다.

지진이 휩쓸고 간 마을에는 주민들이 주전자나 페트병을 들고 서 있다. 지진 현장에 급파한 자위대가 식수가 끊긴 지역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마실 물도 씻을 물도 없는 주민들에게는 자위대가 가장 반가운 손님인 셈이다.

꼬리를 문 줄은 편의점 앞에도 쉽게 볼 수 있다. 식수 등 생필품이 떨어진 지역에는 주민들이 이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2~3시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오지만 손님이 몰리는 탓에 진열대에는 사실상 먹을 것도 비어있어 원하는 것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기름을 구하는 것도 하늘에서 별따기다. 지진과 해일로 도로가 끊기면서 기름 공급에 차징르 빚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유소는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다. 이따금 문을 연 주유소에는 ‘긴급 차량에만 주유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밤마다 찾아오는 암흑도 피해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이바라키현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은 가로등은 물론 주택까지 모두 불이 꺼져 깜깜한 밤중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여진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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