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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일본인의 질서는 인류 진보의 증거”

*[동일본 대지진]“일본인의 질서는 인류 진보의 증거”

기사승인 2011. 03. 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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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남 기자] 일본 열도를 뒤흔든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대응을 보인 일본인에 대해 국제사회의 감탄과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질서를 지키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에 지구촌이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차례 강진을 겪은 중국에서도 일본의 질서정연한 자세는 시민 의식의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언론도 일본 정부의 대처에 지지를 보냈다. 일본 언론의 차분하고 냉철한 보도 방식에도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란 국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지진을 통해 일본인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건물의 설계, 정확한 보도, 질서있는 국민, 대 재난인데도 불을 지르고 도둑질 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세계의 종말이 정말 있다면 이런 모습이었으면 한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 중국 학생이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이다.

학생 뿐 아니라 언론과 유명 학자, 기업가들도 일본의 시민 의식을 배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굴지의 투자은행인 이카이자본 왕란 최고경영자(CEO)는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정부, 지도자, 자위대, 구조원도 아닌 민중"이라며 "중국과 일본의 거대한 격차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개방과 민주, 보편적 세계관을 가진 사회만이 이처럼 성숙함을 갖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유명학자인 리우웬도 "이성을 찾고 비정함에 빠지지 않는 모습이 불사조 같다"며 "이번 재난을 통해 일본을 자세히 해부해 볼 필요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청년보는 이날 "시민들은 차가 지나가는 중간 통로를 자동차들에게 양보하고 양쪽 길로 질서 있게 대피했다. 마지막으로 교실을 나가는 교사는 전원을 끄고 문을 닫았으며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줄을 섰다"고 현장 모습을 보도했다.

또 "일본이 보여준 질서의식은 장기적인 교육의 결과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교육이 공허한 주입이 아니라 생존의 경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일본의 시민 의식에 감탄을 쏟아냈다.

중국 중앙CCTV 아나운서는 "일본 방송이 외국인을 배려해 여러가지 외국어로 재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감탄했으며 환구시보도 "도쿄에서 수백명이 광장으로 대피하는 가운데 남성은 여성을 도왔으며 길에는 쓰레기하나 떨어지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서구언론도 일본 찬사의 대열에 앞장섰다.

FT는 렉스 칼럼을 통해 "인류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일본이 보여줬다"며 "내진설계 등 과학적 진보뿐 아니라 일본의 시민의식은 인류의 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1995년 고베 대지진을 통해 일본 정부의 재해 대응 자세가 변했다"고 분석했다.

WP는 "당시 정부는 자위대 파견을 결정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다 야쿠자인 야마구치구미가 먼저 무료급식소를 개설해 찬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번 지진 때는 정부의 대응이 신속하고 정확했다"고 인정했다.

실제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지진 발생 당일인 11일엔 1시간 반 만에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2시간 10분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침착하게 대응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위대 파견방침도 곧 바로 발표됐으며 13일에는 전체 병력의 절반인 10만명으로 인원수를 늘렸다.

간 총리가 직접 헬기로 후쿠시마 원전을 비롯한 피해지역을 돌아보며 중앙에서 지휘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일본 매체 보도에 대한 칭찬도 쏟아졌다.

대만 연합보와 홍콩 봉황 TV등 중화권 언론은 "억지 감동을 쥐어짜지 않고 처참한 화면으로 과장하지도 않았다"며 "정확한 피해상황과 대처방법을 여러 언어로 보도해 인명피해를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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