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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소수인종 우대 대입정책 위헌 결정 후 흑인 신입생 등록률 하락”

“미 대법원 소수인종 우대 대입정책 위헌 결정 후 흑인 신입생 등록률 하락”

기사승인 2024. 09. 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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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대법원 소수인종 우대 대입정책 위헌 결정 후 일부 대학 흑인 신입생 등록률 하락"
"우수 히스패닉·흑인 학생, 명문대 지원 비율 감소"
미 일부 대학, 흑인·히스패닉 등록률 유지...소수인종 지원 영향
미 대학
미국 대학 입학 전형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2023년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반(反) 아시아계·차별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국 대학 입학 전형 때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후 미국 일부 대학에서 흑인 신학생의 등록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29일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지 1년이 지난 후 20여개 대학 1학년의 인종 구성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일부 대학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몇몇 대학은 특히 흑인 학생을 포함한 소수인종의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대신 아시아계는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대학 통계에서 유학생을 포함되지 않는다.

◇ WSJ "미 대법원 소수인종 우대 대입 정책 위헌 결정 이후 일부 대학 흑인 신입생 등록률 하락"
미 1000여개 대학 사용 앱 "우수 히스패닉·흑인 학생, 하나 이상 명문대 지원 비율 감소"

올해 뉴햄프셔주 애머스트대에 입학한 흑인 학생의 비율은 2023학년도 11%에서 3%로 폭락했다.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의 경우 2개 인종 이상인 학생의 비율이 10.5%에서 7.8%로,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브라운대 1학년의 흑인 비율은 15%에서 9%로 각각 떨어졌다.

매사추세츠 공대(MIT) 1학년 중 아시아계 비율은 2023학년도 40%에서 40% 후반대로 상승했고, 백인은 30% 후반대로 소폭 하락했으며 15%대였던 히스패닉과 흑인의 비율은 각각 10% 초반, 5%로 크게 떨어졌다.

한살 때 가나에서 버지니아주 북부로 이주해 올해 MIT에 입학한 흑인 리처드 오티(18)는 1100명이 넘는 1학년 중 흑인이 55명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흑인·도시문화에 공감하는 학생을 위한 공동체 '초콜릿 시티'에 입주했지만, 교실에서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재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000여개 미국 대학이 입학 전형 때 활용하는 커먼(Common)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년 동안 높은 평균 학점 또는 높은 표준화 시험 점수를 가진 히스패닉·흑인 학생들이 적어도 하나의 명문(very selective)대에 지원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전미 입학처장들은 고교 졸업생들이 이러한 수치를 보고 지원을 기피해 흑인 등록률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공통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 대학 입학 전형
한 여성이 2023년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미국 대학 입학 전형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지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AP·연합뉴스
◇ 미 일부 대학, 흑인·히스패닉 신입생 등록률 유지...인종 비등록 비율 증가

다만 모든 대학에서 흑인 학생의 등록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예일대의 경우 1학년 흑인 학생 비율이 전 학년도와 비슷한 15% 선이었고, 히스패닉은 10% 후반으로 소폭 상승했으며 아시아계는 30%에서 24%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백인은 40% 초반에서 40% 중반으로 상승했다.

프린스턴대 입학생 비율은 백인·아시아계·히스패닉·흑인 순으로 전 학년도와 비슷했으나 자신의 인종을 보고하지 않은 비율이 2~3%에서 7~8%로 급증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 1학년 가운데 인종을 밝히지 않은 비율은 전 학년도 1%에서 5%로 급등했고, 터프츠대는 6.7%로 두배 이상 늘었다.

대법원의 위헌 결정 이후 많은 지원자가 특정 대학이 자신을 얼마나 환영할지를 우려하면서 에세이나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질문에 어디까지 답해야 할지를 고민해 종종 더 적게 적기로 결정한 것이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 대입
미국 대학 입학 전형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2023년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다양성은 피부색이 아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대학의 소수인종 지원 프로그램, 등록률에 영향

흑인 등 소수인종의 등록률이 대학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좀 더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대학의 재정 지원 프로그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듀크대는 인구통계학적 분류를 위해 학생이 지원서에 2개 이상의 인종을 표시할 수 있는데,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등록률은 각각 13%·14%로 증가한 반면, 백인은 53%에서 52%로, 아시아계는 35%에서 29%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WSJ은 듀크대가 더 관대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선전하면서 전 캐롤라이나 지역의 고교로 지원 범위를 확대했으며 교직원과 재학생들이 신입생에게 전화를 걸어 신입생 환영 세션을 주최하고, 이민 1세대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가족 만찬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의 신입생 구성은 아시아계 39.5%·백인 21.1%·히스패닉 10.5%·다인종 6.8%로 전 학년과 비슷했다. 흑인은 신입생 266명 중 11명으로 4%를 조금 넘었는데, 수년 전까지만 해도 2%를 겨우 넘었었다.

캘텍은 지난해 가을 과학·수학 분야에서 소외된 인종의 예비 학생들을 캠퍼스로 초청, 3일간 견학하는 프로그램 규모를 약 2배를 늘렸고, 성취도가 높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파트너 대학과 연결해 주는 퀘스트브릿지(QuestBridge)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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