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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센터 문열고 은퇴준비 컨설팅…433조 퇴직연금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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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4. 22. 18:00

증권업계 "퇴직연금 고객 잡아라"
잇단 전문센터 설립…차별화 경쟁
특화인력·조직 키워 고객니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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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연이어 연금 전문센터를 설립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효과적인 퇴직연금 자산운용 전략을 수립해주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에 따라 약 433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자금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따른다.

업계 최초로 별도의 '연금 전문센터'를 오픈한 삼성증권에 이어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도 최근 센터 신설을 통해 퇴직연금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쟁 증권사 자금은 물론 은행·보험업권 자금까지 끌어당기며 연금 강자 자리로 올라서기 위한 복안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9일 주요 금융센터 19곳을 '퇴직연금 전문센터'로 지정하고 퇴직연금을 비롯한 연금 자산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확대된 퇴직연금에 대한 자산운용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다.

해당 금융센터는 고액자산가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된 은퇴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연금 자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연금역량 강화 육성 제도'에 최소 3년 이상 참여한 PB 중 연금 실무 기간이 긴 최상위 연금특화 전문인력(연금스타) 23명을 배치해 전문성을 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전문센터' 19곳을 포함해 총 30곳의 점포에 MZ 고객층을 겨냥한 연금특화 전문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주니어 PB 중 연금에 대한 의지가 있는 24명을 '연금스타터'로 선발하고 2030세대 연금 가입자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기며 고객층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월 말에는 서울·경기지역 11개 점포에 연금 고객 대상 프리미엄 컨설팅 공간인 '연금 프리미어 라운지'를 개소했다. 맞춤형 포트폴리오 컨설팅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산관리컨설팅부와 연금컨설팅부의 전문 역량을 통해 차별화된 연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KB증권도 지난 3월 프라임센터 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퇴직연금 자산관리와 업무 상담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을 '프라임연금팀'과 '연금상담팀'으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센터는 퇴직연금은 물론 국민연금과 개인연금까지 아우르는 3층 연금 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고객들이 전반적인 연금 제도와 세제 혜택을 이해하고 은퇴 후 자산운용 전략까지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업계 최초로 신설한 별도의 연금센터를 통해 전문화된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타 증권사가 기존 점포를 활용해 연금센터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연금만을 위한 점포를 개점해 전문화된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서울, 수원, 대구 소재 센터 3곳에 평균 PB 경력 10년 이상의 연금 전문인력 40여 명을 전면 배치해 제도부터 상품, 세금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연금 상담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연금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연금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연금 자산 증대를 위한 영업 조직 확대 및 마케팅 전략 강화 차원에서 기존 2개 연금 부문을 4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업무를 세분화했으며, 연금컨설팅본부 내 세무사와 계리사 등 전문인력도 확충했다. 아울러 사내 교육제도인 '연금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PB들의 연금 전문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2월 퇴직연금에 특화된 리테일 영업 사원을 공개채용해 퇴직연금본부로 배치하고 퇴직연금 강화에 나선 상태다.

NH투자증권도 연금전담 컨설팅 조직인 '연금자산관리센터' 운영과 함께 전국 주요 영업점에 연금 컨설턴트를 배치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 역시 연금본부 내 전문 연금 컨설턴트와 PB의 협업 체계를 통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연금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연금자산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확대되며 증권사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3개월간 증권업계에는 4051억원의 퇴직연금 적립금 순유입이 발생했다. 은행권에 4611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업종의 전체 적립금 규모 역시 날로 성장해 지난 1분기 말 기준 107조61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의 24.9%에 해당하는 규모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퇴직연금은 금융상품 판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고액·고령 자산가를 기반으로 개인연금 및 자산관리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어 향후 수익 확대의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부동산 등 IB 부문의 위축과 해외 주식 위탁매매 부문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증권사에게 고성장을 유지하는 퇴직연금 사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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