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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출길 막힌 엔비디아… 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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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4. 16. 17:51

'HBM' AI 칩 탑재되는 필수 메모리
SK의 D램 매출 중 HBM 41% 차지
엔비디아 수요 급감땐 수익 악영향
"재고 없어 직간접 피해 일러" 시각도
"관세 폭탄에 이어 AI폭탄이 연이어 터졌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범용 AI 칩의 중국 수출을 무기한 제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반도체 상호관세 부과라는 '악재'가 곧 가시화될 상황에서, 이번 중국 수출제한 조치는 국내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어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3% 넘게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HBM 수요 감소에 따라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로부터 AI 칩 'H20'의 중국 수출에 대해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14일에는 해당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저사양 AI 칩이다.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에도 H20이 사용됐다. 앞서 미국 정부가 2022년부터 H100, H800 등 고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을 막자, 엔비디아는 H20을 통해 중국 수출 우회로를 뚫었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 수출 비중을 많이 낮춰왔지만 여전히 17%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 기업들은 160억 달러 규모의 H20을 주문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1분기에만 55억 달러의 비용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받을 충격파도 상당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HBM이 AI 칩에 탑재되는 필수 메모리라는 점에서다. 특히 H20에는 현재 시장 주력인 4세대 제품인 HBM3가 들어간다. 최근엔 5세대 제품인 HBM3E도 일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체별로는 SK하이닉스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의 주력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5%에서 4분기 41%까지 확대됐다. H20에 탑재되는 4세대와 5세대 HBM(HBM3, HBM3E) 역시 SK하이닉스가 공급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AI 칩 수출 통제가 HBM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양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조정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까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당장 직간접적 피해를 예단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H20에 들어가는 HBM 제품이 최신 제품은 아닌 데다, 급증하는 수요 대비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직 H20용으로 HBM 판매가 없고, SK하이닉스는 H20용 HBM에 대한 추가 판매를 3월 완료해 재고 손실처리 등의 비용 반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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